동네 산책하다 골목길에서 발견한 곳이다.
꽤 오래전부터 이랬다.
늘 생각한다.
현재 저곳은 M사 대리점일까, N사 대리점일까.
M사에서 N사로 바뀐 것이라면, 혹은 N사에서 M사로 바뀐 것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니면 진짜 둘 다 취급하는 걸까.
대리점 일이야 비슷할 테니 일종의 공유 사무실인 걸까.
정말 희박한 확률이겠지만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M인지, N인지 결정이 되는 것일까.
지나가는 사람은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 혼란스러운 가게의 상호를 보고 꽤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직접 물어보거나 지도 앱을 켜면 답이 나오겠지만 굳이 진실을 알고 싶지는 않다.
지금처럼 그대로 미스터리가 가득한 장소로 내게 남아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저곳이 있기 때문에 평범한 주택가 골목이 들어서는 순간 어떤 기대가 생기는 그런 곳이 되었다.
오늘은 과연 가게에 변화가 있을 것인가, 가게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어떤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뇌내 망상 회로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산책 중 스쳐 지나가는 별 거 아닌 그 짧은 순간의 상상이 즐겁다.
매일 반복되는 일과를 살아가다 보면 참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인생 재미없네.'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동일한 루틴 안에서는 특별한 일이 발생하기 힘들다. 원래 그렇다.
안타깝게도 재미있는 일은 기적처럼 저절로 생겨서 나에게 오지 않았다.
그러니 직접 만드는 수밖에.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물은 셀프인 것처럼 인생의 낙도 셀프.
직접 이벤트를 계획해도 된다. 이벤트 계획할 기력이 없으면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여 특별하게 만들면 된다. 머릿속 상상은 힘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이 브런치북도 <재미있는 일 만들기>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소소하지만 특별하게 남았던 일상의 기록들을 더 즐거운 것으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