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Vintage Clothing the Answer
빈티지 패션(Vintage fashion)은 과거의 패션 스타일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20년 이상 된 옷과 액세서리를 포함한다.
지속 가능한 패션의 관점에서 보면, 빈티지 패션은 해답이 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새로운 옷을 구매하는 대신, 과거의 의류를 재사용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는 동시에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빈티지 아이템은 종종 고품질 소재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뛰어나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과 잘 맞는다.
즉, 빈티지 패션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울트라 패스트 패션까지 생겨난 지금의 의생활에서 빈티지 패션 의류를 찾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패션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환경오염이 심한 산업 중 하나가 되었다(European Parliament, 2024). 전 세계적으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와 재활용(Recycling)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 새로운 의류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나머지는 버려지거나, 소각되거나, 해외로 폐기물로 수출된다 (Ellen MacArthur Foundation, 2017).
이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빈티지 패션과 더불어 세컨드핸드 패션을 장려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
예를 들어, ‘다시 입다 연구소’와 같은 단체들이 소비문화를 줄이고 옷을 수선하고 교환하여 오래 입는 취지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 방문 당시 들렸던 다시 입다 연구소의 21% 랩 팝업 @언더스탠드에비뉴 서울숲
나 또한 패션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깊이 깨닫게 되고 나서는 속옷을 제외한 새 옷은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게 되었다. 충동적인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지양한다.
정말 무언가 필요할 때에, 런던에 있는 다양한 자선 가게(Charity Shops), 빈티지 스토어, 그리고 Vinted와 같은 플랫폼을 탐색하며 보다 의도적인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빈티지 패션,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지속 가능한 패션 연구자이기 전에 패션 디자이너의 삶을 먼저 살아왔기에, 더 넓은 시각에서 이 접근에 대해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다. 패션 산업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시스템이다. 지속 가능성 논의가 주로 원재료와 탄소 배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그들의 권리와 삶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패션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용 시장 중 하나로, 약 4억 3천만 명이 패션, 의류 및 섬유 생산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노동력의 약 12.6%에 해당한다 (Zippia, 2024).
그중 7천5백만 명이 의류 노동자로 일하며, 대다수가 여성이다. 그러나 이들 중 2% 미만만이 생계임금을 받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가 열악한 근무 환경, 임금 착취, 과도한 노동 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Earth Day, 2024). 이러한 문제는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붕괴 참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대두화 되었으나,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도 시스템 변화는 여전히 더디다.
출처: 셔터스톡
지속 가능성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
패션 트렌드는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시스템적인 변화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과 유럽에서 정치적 변화로 인해 지속가능성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EU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과 기업 지속 가능성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 같은 주요 법안들은 시행되기도 전에 약화되고 있다 (Business of Fashion, 2025). 또한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녹색 정책이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규제 완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는 지구 기후위기와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기업의 이익이 환경 및 사회적 보호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와 같은 지속 불가능한 생산 방식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기후 위기의 심화, 자원 고갈, 그리고 환경 독성 증가로 인해 인류의 건강과 생계, 그리고 미래 세대의 삶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다 (Niinimäki et al., 2020).
(이 관건에 대해서는 오직 두 개의 기사만-그것도 BOF와 보그에서만- 구글에서 검색결과로 보이며 심지어 BOF와 보그, 멤버십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것은 옷을 입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단순히 패션 브랜드만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왜냐하면 패션은 사람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기업은 소비자를 위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변화의 주체가 될 힘을 가지고 있다.
의류 생산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지만, 옷을 만드는 방식과 이유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고, 수선과 재사용, 맞춤 제작, 지역 중심 생산과 같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지지하며, 더 강력한 규제가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옷을 구매하기 전에, 입기 전에 또는 버리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은가?
참고문헌
Business of Fashion (2025) Corporate sustainability policies under threat: EU lawmakers backtrack on key regulations. Available at: https://www.businessoffashion.com
Earth Day (2024) The price of fast fashion: Garment workers and their wages. Available at: https://www.earthday.org
Ellen MacArthur Foundation (2017) A new textiles economy: Redesigning fashion’s future. Available at: https://ellenmacarthurfoundation.org
* European Parliament (2024) Environmental impact of the textile and clothing industry. Available at: https://www.europarl.europa.eu
* Niinimäki, K., Peters, G., Dahlbo, H., Perry, P., Rissanen, T., and Gwilt,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