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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stic Framework란 무엇인가?

Master Project (2) DADA-Framework

by 다다정

Fashion Futures MA에서 Research Proposal 과정을 거치며 내가 왜 석사를 시작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질문을 연구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MAFF Portfolio Preface @da.dajeong

영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프리-스타트업 브랜드 DADA를 운영하며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런던에서는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지속가능한 실천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시 교육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조차 섬유 폐기물과 이론–실천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경험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됐다.


왜 우리는 문제를 계속 인식하고 있는데,
패션 시스템은 거의 바뀌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Holistic Framework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Holistic Framework란 무엇인가?

Holistic approach는 한국어로 흔히 ‘전체적인 접근’이라 번역된다. 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10여 년간 연구하며 나는 이것이 환경, 사회, 경제, 문화, 기술이 서로 깊게 얽혀 있는 전형적인 시스템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중 하나만 분리해 해결하려는 접근은 대부분 문제를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킬 뿐이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산업이라면 그냥 옷을 그만 만들고, 그만 소비하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은 얼핏 합리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패션 디자이너이자 패션 산업의 종사자로서 나에게 그 질문은 곧 다음의 문제로 이어졌다.


패션 산업이 급진적 변화를 일군다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가?


지역 창작자와 생산자는, 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소규모 주체들은 이 전환 속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


그래서 나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먼저,

“이 시스템은 지금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Holistic Framework는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디에 개입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사고 구조이며, 이 질문을 끝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설계된
의사결정의 기준점이다.




Holistic Framework를 위한
Systems Thinking


나의 연구는 시스템적 사고(Systems Thinking)에 기반한다. 시스템적 사고란 복잡한 문제를 개별 요소로 쪼개어 이해하기보다는, 그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함께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숲을 보지 못한 채 나무 하나만 바라보는 대신, 각 나무가 어떻게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문제를 단선적인 원인–결과로 설명하기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되고 증폭되는 피드백 구조를 통해 현상이 왜 계속 재생산되는지를 묻는다.


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눈앞에 드러난 결과에 즉각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구조와 패턴을 읽어내는 일이다. 그래야만 문제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시스템적 사고는 “어디가 잘못됐는가?”보다 “이 시스템은 왜 이런 결과를 계속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시스템적 사고(Systems Thinking)가 하나의 사고방식이라면, Holistic Framework는 그 사고방식을 실제 연구와 실천에 적용하기 위해 만든 구조화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MAFF Portfolio 일부 @da.dajeong


예를 들어, Fletcher & Tham (2019)이 제안한 Earth Logic 은 환경·사회·경제를 분리하지 않고 지구 생태계 안에서 인간 활동을 재정의하려는 전체접근적인 사고 프레임워크다.



MAFF Portfolio 일부 @da.dajeong


Whitty가 제안한 패션 시스템 다이어그램 역시 패션을 독립된 산업이 아니라 인간 사회와 생태 시스템의 하위 구조로 바라본다. 내가 제안한 Holistic Framework는 이 이론적 기반 위에서 끊임없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유지한다.


이 시스템에는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는가?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가, 아니면 관계를 재구성하는 도구로 작동하는가?
텍스타일 웨이스트는 폐기물인가, 새로운 가치 생성의 출발점인가?

이 프레임워크 개발 과정은 내게 시스템적 사고를 가진 질문을 지속하게 만드는 장치가 되었다.







MAFF Portfolio 일부 @da.dajeong




연구가 향한 방향 :
시스템 구조의 변화의 필요성


기존의 많은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들은 Ready-to-Wear(RTW) 중심 구조를 전제로 효율 개선이나 환경 영향 감소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는 시스템을 재구성하기보다는 관리하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RTW 모델을 전제로 한 ‘개선’이 아니라, 패션 시스템을 다시 구성하기 위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MAFF Portfolio @da.dajeong


유닛 2에서 발전시켰던 New Luxury 개념을 기준점으로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기로 결정했다.


온디맨드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

현대화된 주문생산 시스템의 구조적 가능성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폐기물

지역 기반 창작자와 이해관계자의 역할


이 모든 요소는 서로 분리된 주제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이를 교육과 산업 현장에서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하고자 했다.



연구가 직접 실험되고 실행되지 않는 한,

이론은 여전히 이론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온디맨드 생산과 Made-to-Measure 시스템, 텍스타일 웨이스트 재구성을 결합한
Modernising Made-to-Measure(MMTM) 시스템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다음 글에서는 MMTM 시스템이 어떻게 실제로 구현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제약과 선택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참고 문헌
Fletcher, K. & Tham, M. (2014) Routledge handbook of sustainability and fashion. London: Routledge. DOI: 10.4324/9780203519943.

Fletcher, K. and Tham, M. (2024) Earth Logic Local Fashion Government Workshop Summary. Macclesfield and London: Earth Logic Publishing. Available at: www.earthlogic.info (Accessed: 30 October 2024).

Whitty, J. (2021) ‘Fashion Design for Holistic Systems’, in Muthu, S.S. and Gardetti, M.A. (eds) Sustainable Design in Textiles and Fashion. Sustainable Textiles: Production, Processing, Manufacturing & Chemistry. Singapore: Springer.

World Economic Forum (2021) Meet the doughnut: the new economic model that could help end inequality. Available at:https://www.weforum.org/stories/2017/04/the-new-economic-model-that-could-end-inequality-do ughnut/ (Accessed: 30 Novembe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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