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진이네 Jun 07. 2023

땅이 넓어서 밴쿠버도 큰 줄 알았지

캐나다 기행문 3

DAY2 - 밴쿠버

DAY2부터가 본격적인 밴쿠버 여행의 시작이었다. 나와 아빠는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기 위해 호텔 뒤편에 세븐일레븐에서 과일과 과일주스, 요거트 정도를 구매해 왔다. (여행 특: 아침 잘 안 먹던 사람도 챙겨 먹게 됨. 나만 그럴 수도..) 우리 짐은 세븐 일레븐 가기 전 델타항공 사이트에서 조회해 보니 도착했다고 나왔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로비로 향하는 순간..! 눈에 보이는 우리의 짐! (짐 캐리 하기가 이렇게나 힘들다.) 직원에게 우리 짐임을 설명하고 편의점에 갔다 오면서 가지고 들어왔다. 아침을 먹으려고 보니 방에 테이블은 있었지만 위치가 애매해서 3명이 다 같이 앉기가 어려웠다. 마침 어머니가 사용했던 다리미판이 보여서 그걸 식탁 삼아 아침을 먹었다. 


DAY2 계획은 아버지와 나, 그리고 어머니와 이모 이렇게 잠깐 나눠져서 다니다가 오후에 만나는 계획이었다. 원래 계획했던 것들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기존 계획 틀 안에서 수정을 했던 거라 순조롭게 재구성할 수 있었다.

원래 짰던 DAY2 계획

아버지와 나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기 때문에 8시 반쯤 자전거 빌리는 곳으로 갔다. ‘Jo-E Bike Rentals Stanley Park’라는 곳이었고 호텔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자전거 렌트점이었다. 9시 오픈이었지만 조금 일찍 도착해서 보니 이미 오픈을 하고 계셨다. 외국인 한 분과 동양인 한 분이 계셨는데 정확히 한국인인지는 몰라서 외국인이랑 얘기를 나눴다. 미리 결제를 하고 타는 건 아니었고 타고 온 시간을 계산해서 결제하는 방이었다. 그래서 타기 전에 어떤 종이 같은 것을 주는데 거기에 우리가 타기 시작한 시간이 적혀있었다. 그 종이를 반납할 때 내면 반납시간과 처음 시작시간을 빼서 계산하는 것이다. 외국분이 한국 직원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그분에게 더 자세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받아서 안장과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을 하고 출바알! 자전거 매장에서 5분 정도? 내려가면 바로 ‘Stanley Park’가 있었다. 오전 일정은 자전거를 타고 ‘Stanley Park’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었다. 항상 한강을 위주로 타다가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자전거를 타니, 

“경치 폼 미쳤다이”

자전거를 안 타는 사람들도 밴쿠버에서 시간이 있으면 자전거를 타고 ‘Stanley Park’를 둘러보길 권한다. 시간이 많으면 걷거나 조깅을 해도 되겠지만 그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속도로 1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는 자전거를 추천한다.

자전거 빌리러 가는 길 / 자전거 빌리고 스탠리파크 초입부에서

2020년에 미국여행을 계획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못 가게 되면서 많이 아쉬웠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Lions Gate Bridge’가 있어서 금문교를 못 봤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아버지와 중간중간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아주 좋았던 날씨를 소비했다. 코스의 막바지 부근에는 벤치들이 있어서 그곳에 앉아 초코송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무브! 오기 전에 누나한테 밴쿠버가 정말 작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보니 완전히 체감되었다. 오기 전에는 감이 잘 안 왔는데 실제로 자전거 타고 2~3시간만 있으면 밴쿠버를 다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아버지와 나도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가 알 수 없는 곳까지 가버렸었다.

Lions Gate Bridge, 그림이다 그림

자전거를 타면서 본 캐나다의 여러 모습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드넓은 잔디밭에서 아이들이 남녀 할 것 없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는 활동들을 일찍이 삶의 일부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문화들이 부러웠다. 캐나다는 어린이, 노인, 강아지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던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이해가 되었다.

사진이라 잘렸지만, 드넓은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약 2시간 3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반납했다. 반납 후 자전거 매장 바로 뒤에 ‘청춘핫도그’라는 곳에서 핫도그를 먹었다. 여기도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곳이라 그런지 '명량핫도그'와 전체적인 메뉴 및 분위기가 거의 유사했다. 매장에 직원이 동양인이라 아버지가 한국말로 말을 걸었다.

“Oh sorry, I don’t speak Korean..” (아빠 머쓱)

우리는 ‘감성핫도그’라고 감자가 올라간 핫도그를 하나 주문해서 나눠먹었다. 한국에서 먹던 맛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푸드트럭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핫도그를 먹어봤어야 하는데, 그걸 못 먹어봐서 아쉬웠다.

'청춘핫도그'의 '감성핫도그'

본격적인 점심은 캐나다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FIVE GUYS'~. 다운타운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우리는 걸어가기로 했다. ‘Stanley Park’ 부근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가 ‘Vancouver Art Gallery’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많아졌다. ‘FIVE GUYS’에 도착해서는 우리나라 수제버거와 마찬가지로 그냥 주문을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 계속 토핑은 뭐로 할 거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패티와 토마토 그리고 BBQ 소스를 선택했다. ‘FIVE GUYS’는 특이하게 땅콩을 무료로 가져다가 먹을 수 있어서 우리도 좀 가져다가 먹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햄붤거 등장. 두 개를 시켰었는데 처음 햄버거를 먹을 때까지만 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냥 ‘음 뭐 나쁘지 않네?’ 정도로 생각하고 두 번째 햄버거를 오픈. 여기서 ‘아 주문 잘못했네’라는 것을 감지했다. 알고 보니 완성품을 파는 우리나라와 달리 햄버거 종류를 선택하고 안에 들어갈 재료를 서브웨이처럼 내가 커스터마이징 하는 거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내가 예상했던 게 맞았다. 때엄.) 나는 패티와 토마토 그리고 BBQ 소스만 추가했더니 진짜 빵/패티2/토마토/소스/빵 구조였다. 심지어 두 개 모두. 미리 알아보지 않은 잘못이겠지만 이게 여행의 맛이 아니겠는가. 홀리몰리~. ‘FIVE GUYS’를 갈 계획이라면 주문하는 법을 알아보고 가길 바란다. 제대로 된 야채 하나 없는 햄버거를 두 개씩이나 먹자니 너무 느끼해서 하나도 다 못 먹었었ㄷㅏ...

캐나다 애플! 매장 위치가 너무 사기다. 너무 이쁘다. / 다섯녀석들(?) / 문제의 햄버거

웃픈 햄버거를 먹고 우리는 ‘CF퍼시픽 센터’ 쇼핑몰로 향했다. 이곳에서 괜찮은 게 있으면 건질 생각을 했으나, 우리나라 백화점보다 작고 내게 익숙한 브랜드들이 많이 없어서 ‘이런 곳도 있구나~’ 정도로 구경을 했다.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많이 걸어 다녀서 조금 피곤했던 터라 우리는 짧게 구경을 하고 숙소로 복귀했다. 가기 전에 후식으로 센터 안에 있는 ‘Purdys’라는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 먹은 거라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메뉴도 뭐가 맛있는지 몰라서 눈에 띄는 거 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CF퍼시픽 센터. 이렇게 생긴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처음에 딴 데 들어갔다가 우왕좌왕했다.

오후 2시 40분쯤 숙소로 복귀해서 쉬다가 어머니와 이모가 3시에 픽업을 오셔서 우리는 ‘그랜빌 아일랜드’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개스타운 증기시계'를 봤는데 연기가 나오는 것까지는 보지 않았다. 정각인지 15분마다인지 종이 울리며 연기가 나온다고 했던 거 같은데 우리 가족에게는 딱히 감흥이 있진 않았다. 그래서 차 안에서 지나가면서 구경했다. 걸어가시는 분은 해이스팅스 거리를 조심하시길! 해이스팅스 거리는 거지들이 많아서 위험하다고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막무가내로 무단횡단을 하고 그래서 괜히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개스타운 증기시계, 유럽 갬성~

'그랜빌 아일랜드' 도착! 밴쿠버 규모가 작다 보니 그랜빌 아일랜드도 금방 도착했다. 이곳에서 유명한 곳은 ‘Public Market’. 말 그대로 시장인데 기념품, 과일, 해산물 등 시장에서 파는 웬만한 것들은 다 팔고 있었다. 단지 특유의 외국 향이 나서 조금 어질어질. 이리저리 구경을 하고 나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차우더를 먹으러 갔다. 마켓 안에 있는 곳인데 이모가 맛있다는 집으로 안내를 해주셔서 그곳에서 옥수수 차우더를 시켜 먹었다. 쏘굳! 컵 위에 빵으로 덮여있어서 빵을 찢으면 그 안에 수프가 있는 요리이다. 아침식사로 가볍게 먹기 좋은 스타일이었다.

'그랜빌 아일랜드'를 들어가면서 볼 수 있는 간판(?) / '그랜빌 아일랜드'에서 가봐야 하는 'Public Market'
'Public Market'안에 있는 차우더 맛집 / 음식이 귀엽다

‘Public Market’을 나와서는, 여행의 국룰이 뭐겠는가? 바로 기념품점. 나는 여행을 가면 꼭 사 오는 게 있다. 바로 뱃지. 친구들이나 다른 이들을 보면 여행에서 꼭 사오는 물품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카드, 엽서, 사진 등등. 그중에서 나는 뱃지를 꼭 사 온다. 가방이나 모자에 아이템으로 붙이기도 용이하고 방 안에 소품으로 두기도 좋다. 그래서 기념품샵에서 우선적으로 뱃지를 보고 그다음에 눈에 들어오는 걸 보는 편이다. 몇 군데 둘러보다가 꽤 괜찮은 단풍잎 뱃지가 있는걸 이모가 선물로 사주셨다. 기념품샵들을 돌다가 ‘Rogers’ Chocolates’라는 곳에서 아이스크림 먹었는데 나는 잘 몰랐으나 엄마의 말로는 이곳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근데 어째 ‘CF 퍼시픽 센터’에서 먹었던 ‘Purdys’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너낌?

열심히 모으고 있는 뱃지들

‘그랜빌 아일랜드’를 쭉 돌고 보니 약간 인사동? 과 비슷한 바입을 냈다. 2~3시간을 있은 뒤에 우리는 쇼핑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모의 가이드에 따라 다시 다운타운으로 들어왔다.


쇼핑은 ‘WINNERS’라는 곳에서 쇼핑을 하게 되었다. ‘WINNERS’는 하나의 층에 다양한 브랜드의 옷들이 옷걸이에 쫙 진열되어 있었다. 사이즈 별로 옷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사이즈에 맞는 걸 찾아야 되는 시스템이라서 좀 더 저렴했다. 특정 스타일이나 브랜드의 옷을 찾기보다는 둘러보다가 괜찮은 가격에 가성비 좋은 옷을 득템하기 좋은 곳인 거 같다. 차멀미를 하고 와서 (밴쿠버 도착해서 하루이틀은 뭐 때문인지 멀미를 자주 했다..)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헨리넥 반팔을 겟했다. 개인적으로 헨리넥 스타일의 옷을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된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보편화된 옷이라 그런지 정말 쉽게 접할 수 있었고 나도 그 점을 이용해서 이 참에 담어담어!


알뜰살뜰하게 쇼핑을 마치고 저녁은 얼큰한 게 먹고 싶었다. 여행을 오기 전까지만 해도 다짐했던 ‘삼시세끼 다 현지식이다!!!’라는 마음가짐은 온데간데없고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러 가려고 했으나, 누나가 ‘DANBO’라는 일본라멘 맛집이 있다고 안내해 줘서 그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줄 서는 식당이라고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줄을 서는 편을 좋아하진 않지만 어쩌겠는가, 누나가 먹으라는데. (누나 이기는 동생 없ㄷr.) 그때가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 있었다. 누나 왈, 저녁 먹을 시간대에는 한 바퀴를 두를 만큼 줄이 길다고 한다. (믿을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누나가 그렇다니 그냥 끄덕끄덕) 조금씩 맛을 보기 위해 우리는 맛을 달리 해서 나눠먹었다. 맛집이라고 할만했다. 내가 알기로는 일본 라멘은 고기육수가 베이스라 잘못하면 비린내 냄새가 날 수 있는데 그런 냄새 없이 얼큰하게 잘 먹었던 거 같다. 캐나다 여행 가시면 츄라이 해보시길!

캐나다 일본라멘 맛집 'DANBO'
줄  서 있을 때 미리 종이를 줘서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여행 Tip]   

‘그랜빌 아일랜드’에 렌터카를 이용해서 가시는 여행객들은 주차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대중교통이나 페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5월 초에 갔기 때문에 성수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차공간이 생각보다 없었다. 7~8월 같은 극성수기에는 자리가 거의 없다고 하니 눈치싸움 잘하시길..!


특히나 한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해외여행에서 삼시세끼 현지식만 먹는다는 플랜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나도 마음만은 그랬지만, 밤마다 육개장 사발면과 김치를 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 첫 일정이 가방 찾기가 될 줄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