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많은 분들에게 혼란을 선물하고 있는 디즈니의 백설공주 영화 리뷰를 하겠습니다.
사실 저번 인어공주의 충격이 아직도 제게 고스란히 남아, 백설공주는 당연히 선택지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리뷰를 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굳은 결심을 한 채 백설공주를 봤습니다.
제 각오가 부족한 탓이었을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가 어지러웠고 영화가 주는 거대한 공포에 저는 이 영화 설마 공포 영화는 아니었을까?라는 의문을 머릿 속에서 떨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백설공주의 스토리는 어떻죠?
너무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질투심에 휩싸인 왕비의 핍박을 극복하고 왕자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해피엔딩의 작품이었습니다.
백설공주 영화도 해피엔딩의 결말이지만 그들만의 해피엔딩이지 영화를 관람하는 저에게는 어떠한 영화보다 배드엔딩의 영화였습니다.
지적할게 수도 없는 최악의 영화지만,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리뷰를 써 보겠습니다.
우선 백설공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작을 고려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원작을 철저히 파괴한 부분에 존재합니다. 원작은 피부가 너무 새하얘서 백설공주라고 불린 주인공의 이야기죠. 근데 영화의 백설공주는 구릿빛 피부를 지닌 히스페닉계의 여배우입니다.
영화 내의 설정은 눈이 평펑 내리는 날 태어나서 백설공주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정을 하고 있지요. 아주 기가 차는 설정입니다.
종종 피부색이 다르다고 주인공 캐스팅이 잘못됐다고!? 너는 철저한 인종차별자야!라고 외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저는 인종 차별은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백설공주에서 피부색이 중요한 이유는 백설공주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백설공주의 아름다움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왕이 백설공주를 괴롭히는 이유도, 백설공주가 주변 인물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도 그녀의 아름다움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요소 중 새하얀 피부는 아주 중요한 골자이고요.
애초에 백설공주가 아름답지 않으면 왕비가 백설공주를 왜 괴롭혔겠습니까? 도대체 왜 !!!
그렇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하얗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백설공주에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아! 지금 제가 백설공주 배역을 맡은 레이첼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가 우리가 아는 백설공주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왕비에게 더욱 몰입이 됐습니다. 누가봐도 자신이 제일 아름다운 여성인데 마법거울이라는 불량품은 백설공주가 아름답다고 하고 있으니까 눈이 돌아가죠.
아 물론 마법 거울도 양심이 있어서 내면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 백설공주라고 교묘한 말 돌리기를 시전하긴 합니다. 원작에서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내면이 제일 아름답니... 이랬나.
이 영화 스토리는 어떻고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면서 백설공주와 아름다운 사랑을 나눠야 할 왕자 캐릭터를 삭제했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요? 영화 백설공주에서는 말이 됩니다.
백설공주는 원작을 파괴하려고 나온 영화니까요. 오히려 백설공주가 알고 보니까 남자였다고 하는 설정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또한 백설공주의 짝으로 나오는 도적때의 젊은 남성은 백인 미남입니다. 왜 백설공주의 짝남이 도적인 줄도 모르겠고 디즈니가 전하려고 했던 다양성의 메시지도 스스로 걷어차버리는 최악의 한 수가 도적때 미남 캐릭터라고 봅니다.
아! 제가 망각하고 있었네요 백설공주는 최악의 한 수가 최악의 만 수였다는 사실을요!
백설공주가 왕비를 무너뜨리는 서사도 정말 엄청납니다. 영화에서 왕비는 권력에 매우 욕심이 있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래서 백설공주의 아버지를 죽이고 그녀를 쫓아내죠. 왕국을 먹을 정도로 거대한 야망을 가진 그녀가 왕까지 죽인 마당에 왕권의 정통성을 가진 백설공주를 처리하지 않은 까닭도 궁급합니다.
정말 자기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않을 존재라고 생각했다면 마법거울의 말에 이 정도로 긁혀야했을까요?
난쟁이의 집에 기어들어가 왕노릇을 하던 백설공주가 이제 자신의 왕국을 되찾아야겠다며 혁명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리고 도적때와 손을 잡고 왕국으로 쳐들어갑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죠? 도적때 한 무리가 어떠한 전략전술도 없이 왕국 하나를 정면 공격한다니...
여러분 백설공주입니다. 백설공주는 모든 불가능을 실현해주는 마법의 영화입니다!
무지성으로 왕국에 쳐들어간 백설공주는 근위대에게 아빠 시절이 좋지 않았느냐 감성팔이를 하는데 이게 그대로 먹힙니다. 맙소사
왕국 수비대는 여왕을 바로 배신하고 백설공주의 편에 서서 왕비를 내쫓습니다. 백설공주의 혁명이 성공한 것이지요!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 아니겠습니까!
참… 어린이 동화에서도 쓰지 못할 각본으로 백설혁명공주 영화를 만들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다니 디즈니는 정말 대단하네요. 서사 부분에 대해서 더 글을 쓰다가는 햇살이 좋아 몽글몽글한 오늘의 기분이 우울함과 분노로 가득찰 것 같아 참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설공주의 수많은 단점 중 꼭 짚어넘어가야할 부분이 하나 존재합니다.
바로 노래입니다. 애초에 디즈니 실사 영화에 노래가 나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기에 노래의 횟수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문제는 노래를 통해서 모든 걸 해결하는 노래 만능주의가 영화 전반에 깔려있다는 사실입니다.
뜬금없이 노래를 부르면서 사랑에 빠지고,
예상 못한 순간에 노래를 부르니까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아 몰라 노래나 부르자 하니까 군사들이 자신에게 충성합니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야 몰입을 하고 공감을 하지 않겠습니까?
시도때도 없이 노래만 부르고, 노래를 부를 때마다 어떠한 사건이 개연성 없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값에 거액을 투자한 제 어리석은 소비 습관이 미워지더군요.
여러분 예쁜 건 죄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각적 강렬함이 커다란 장점이 되는 이 세상에서 언제까지 이 악물고 중요한 거 내면이야를 강요하고 있는 걸까요? 남자든 여자든 예쁘고 멋진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외모로 먹고 사는 아이돌 분들, 연예인 분들은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영화에 메시지를 녹여내는 건 당연한 선택이죠. 하지만 지금의 디즈니처럼 영화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협
박을 지속한다면 그들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되겠죠.
어느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실사화 영화로 어린 시절 백설공주의 향수를 느끼고 싶었지만, 관객들 대부분이 원하지 않는 원작 브레이커 재해석으로 노래만 하는 최악의 백설혁명공주를 보고와서 참 슬프네요.
동화 백설공주가 아닌 호러 백설공주를 보고 싶은 분만 해당 영화를 보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여런분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근래 본 영화 중 최악의 영화는 백설공주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