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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피디 Aug 16. 2023

거문오름, 제주돌문화 공원

백기완 선생님 생각하며 걸었던 날

#제주한달살이_26일차

2021.02.19 금요일 맑음


날씨는 따뜻해 졌다.

바람도 없는 모처럼 맑은 푸른 하늘!

백기완 선생님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라 실시간 소식을 확인하며 마음을 함께 했던 날... 잊지 못할 날이다.


이틀을 날씨로 인해 움직이지 못해서 그런지 오늘은 많이 걷기로 했다. 걸으면서 남편과 백기완 선생님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한 진정한 우리들의 영웅이셨다.

앞으로 백기완 선생님 같은 분이 또 있을까?

늘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 우리 사회 소외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셨던 분!

고개들고 당당하게 앞으로 걸으라 늘 말씀하셨던 선생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기억하며 살겠다 다짐했다.

마지막 가시는 날..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그래!!! 가시는 길 외롭지 않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보내드리는 마음 무겁지 않으련다!

우리와 늘 함께 하셨던 백기완 선생님을 생각하며 걷고 또 걸었던 오늘....


선생님.. 사랑합니다. 평안히 잠드세요.

선생님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오늘의 일정>

1.거문오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자연유산이다.

화산이 분출하고 용암이 흘러 내린 후..자연이 살아남아 생태계가 부활한 곳!

제주의 모든 용암굴의 시작점...

그래서 거문오름은 제주에서 가장 중요한 오름이다.

거문오름은 일제가 분화구 안쪽에 군사시설을 만들고, 오름을 요새화 했던 흔적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정말 사악한 놈들! 태평양 전쟁때 일본군이 만든 갱도진지도 있다는 사실!


제주도민들의 한과 삶이 녹아있는 곳이라서 더 가슴에 와닿았다.

길을 걷다 만난 눈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들... 꽃들... 열매들... 그리고 동백꽃을 봤다... 찾아서 보려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노루를 만났다..신기해라!

35m 수직 동굴 입구만 볼 수 있다.


거문오름은 예약제다. 하루 인원을 제한한다. 직접 들어가 보니 반드시 지켜내야 할 우리 유산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다. 긴 코스라 해설사 선생님과 동반해 가야한다. 해설사 선생님이

“어릴때, 학교도 안가고 심은 나무가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곳이라 거문오름은 제게도 중요한 곳입니다”

거문오름과 함께 한 세월을 자랑스러워 하는 해설사 선생님의 눈빛을 봤다.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으로 내가 너무도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 가득!!!


녹지 않은 눈길... 조심해서 걸어야 했지만 오랜 자연의 역사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던 하루다.

2.제주돌문화 공원


제주의 신화와 역사, 제주도민의 삶 등 지역의 특색있는 주제들이 돌로  표현되어 있는 놀라운 곳이다. 국가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주도해 제주의 돌문화를 잘 알리고 있는 장소여서 전체적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백만평이란 것!!!


제주의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신화적 이야기를 잘 살려 제주 돌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생각하며 조성한 곳이라 제주의 문화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사의 장소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하며 느리게 조용히... 그리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백기완 선생님을 생각하며 많이 걸었던 하루!



#제주한달살이_26일차 #거문오름 #제주돌문화공원 #백기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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