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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Jul 13. 2024

추억의 사진과 글쓰기는 타임머신이다

추억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구글 포토를 열었다. 2년, 5년, 10년 전... 나는 그 사진 속의 한 장면을 응시하며 그때로 돌아간다.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나만의 타임머신이다. 


사진 속에는 나 그리고 가족의 변천사가 있다. 우리 두 딸이 어느새 이렇게 자랐을까?, 나도 이때는 참 젊었네.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때의 모든 것이 다시 눈앞에 펼쳐진다. 아이들과 뛰놀던 여름날, 따스한 햇볕 아래서의 웃음소리,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한 가족여행, 그리고 우리의 첫 전원주택 '풀내음애'에 처음 입주 한 순간까지. 사진 한 장에는 그 순간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은 그저 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모든 감정과 기억을 함께 박제한 것이다. 예전에 브런치 작가님이 쓰신 '박제'라는 표현에 동감한다 


나는 종종 이러한 사진들을 보며 그 시절로 소환된다. 사진을 통해 떠오르는 기억은 마치 파도처럼 나를 덮친다. 그때의 감정이 생생히 되살아나고, 나는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 그때의 나 자신과 대화한다. 그 과정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글을 쓰는 것도 비슷하다. 나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단어를 하나씩 꺼내어 조심스럽게 문장을 이어나간다. 그러다 보면 점점 그 시절의 나와 대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잊혔던 작은 디테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어느새 그 시절로 돌아가 있다. 글을 쓰면서 나는 그 순간을 다시 박제하고, 그 순간의 감정을 다시금 느낀다.


사진과 글은 모두 시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 한 장은 수천 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글 한 편은 그 당시의 모든 감정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나는 종종 사진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 글을 쓰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곤 한다. 이 두 가지는 내게 있어 소중한 타임머신이다.


이 타임머신 덕분에 나는 과거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던 소소한 행복과 작은 고마움들이 사진과 글을 통해 다시 내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현재의 이 순간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추억이 나를 다시 그 시절로 소환할 때, 나는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다.


추억의 사진과 글쓰기, 이 두 가지는 나를 과거로 데려가고, 그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나는 그 소중한 시간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앞으로의 날들을 더욱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다짐한다. 시간의 박제를 통해, 나는 내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제주도를 자주 여행하는 편이다. 예전 회사에서의 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제주. 댕댕이들과 함께한 제주. 두 딸 하고 제주로 이사 간 30년 지기 절친의 집에서... 제주도는 우리의 추억 저장소다.


제주 하면 일출인데, 늦잠을 자서 일출시간까지 목적지에 갈 수없었다. 일출이 보이는 아무 바닷가 앞에다 무작정 주차를 하고 해변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우연히 갔던 해면에서 까르르 웃으며 사진 찍던 사랑스러운 우리 딸들, 준비를 늦게 했다며 투덜대던 남편의 모습, 그 여름날의 추억을 박제해 본다.


2017년 제주 가족 여행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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