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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Jan 04. 2024

지금이 골든 타임

몸이 말을 건다.


아. 으아.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전해지는 뻐근함. 허벅지 알 배김 통증이다. 계단 내려갈 때 앓는 소리를 내게 된다.  나도 네 몸의 일부였다고 오늘은 내 존재감을 느껴보라는 듯 속삭인다. 허나 오랫만에 느껴지는 불편함이 반갑다. 운동을 제대로 했다는 표식이니까


새해부터 운동을 결심한 터다. 동생과의 통화가 한몫을 했다. 야심차게 기획했던 여행에 대한 얘기를 할줄 알았건만 뜻밖의 얘기를 하는거다. '여행은 무슨... 아파서 숙소에만 있었어. 도수치료도 받고 있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장난 아니게 아프더라.  아픈 티 안 내려 했는데 눈물까지 찔끔거릴 정도로..... ' 평소 줌바를 하며 저녁 있는 삶을 즐긴다. 살도 빠지고 라인도 살리고 있다고 자랑 하기 일쑤였는데  좌골신경통이라 도수 치료를 받고 있단다.


그 고통을 모르는 바 아니다. 감기에 걸려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안다고.  2년 전 좌골신경통으로 인해 고생한 적이 있다. 엉덩이에서 부터 아래쪽 대퇴부와 다리 까지 통증을 선물한다. 새벽에 고통으로 잠을 깨고 다리까지 저려와 한발 내딛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상근에 문제가 있으니 심해진거라 했다. .


찌릿찌릿  기분 나쁜 신호를 보내며 왼발을 내딛기조차 힘들었던 그날 아침을 시작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도수 치료를 받고 두 달여 고생한 후 운동 처방으로 배운 스쿼트를 생활화했다. 허벅지 근육을 만드는 게 답이라 했다. 걸음걸이를 바꾸며 의자에 자세를 잡아주는 보조 의자도 놓았다. 익숙지 않아 불편했지만 적응시키니 견딜만했다.


© yellowteapot, 출처 Unsplash


스쿼트는 척추를 강화시켜 주고 근력을 발달시켜 준다. 가슴을 내밀고 하체를 이용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동작은 부상의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힙 힌지를 제대로 쓴다면 괜찮다. 엉덩이를 경첩처럼 움직이는 거다. 처음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매일 저녁 횟수를 늘려가니 다리에 힘이 붙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틈나는 대로 그 자세를 취했다.  힘든 날은 벽에 등을 기대고 의자처럼 앉는 변형자세도 해보았다.


그런데 회전근개 파열로 몸에 이상이 생기자 냉큼 내려놨다. 기다렸다는 듯. 어깨 조금 아팠을 뿐인데 일상에 불편함이 가중된다고 점점 근육을 아끼다 못해 방치했다. 애써 만든 근육이 알은체해도  핑계의 무덤을 만드는 일이 잦았다.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안일한 시간들을 흘려보냈다.



새해부터 시작하기로 한 스쿼트. 하기 싫은 마음이지만 운동 유튜브 영상을 보내준 친구 덕에 용기를 내본다. ‘처음에 50개하고 뻗었어. 그런데 지금은 500개도 금방이야’ 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운동 전도사가 되어 나를 전도하기 시작했다.  동생일을 반면교사 삼아 더 미루지 말자고 의지를 다졌다.



그렇다면 나도 500개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의욕충만하게 덤볐다. 몸이 후끈거리고 땀이 밴다. 100개를 하고 나니 다리가 후들후들. 150개를 겨우 채웠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고 복근 운동을 비롯한 몇 가지 동작까지 욕심을 냈다.


아침에 일어나 괜찮군 했는데 계단을 내려가는 다리가 말해준다. 몸은 정직했다. 오늘따라 내려가는 계단길이 아득하다. 그래도 어쩌랴 다리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날로 정하면 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차용한다. 내 몸도 500개를 채울 수 있도록 다독여야지. 계획하지 않는 건 시도하지 않은 실패란다. 이왕이면 계획한 만큼 결과를 내고 싶다.


무언가를 계획하기 좋은 한주다. 안일함의 호수에 빠져있는 나를 끄집어 낸다. 아직은 물을 잔뜩 머금은 스펀지 단계이나 매일의 운동으로 단련시켜 보련다. 지금이 골든 타임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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