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본디오 빌라도 법정을 오십쇼에서 보고 나서.
“새 날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아직 어둠뿐입니다
햇살이 세상을 따스하게 비춥니다.
그런 햇살도 제 얼굴은 서둘러 피해갑니다
이날, 제가 기대할 것은
아버지의 외면이며
오직 죽음뿐입니다.
어두운 새벽이 지나 저를 찾아온 것은
혼자만의 새벽입니다.
아버지, 저는 이 길을 혼자는 걷지 못하옵니다
함께하옵소서
이 새벽을, 이 어두운 새벽을,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새벽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 이 새벽을, 그러나 모두에게 기억될 이 새벽을,
따사로이 빛나는 해조차 밝히지 못하는 이 새벽을 밝히소서.
3일.”
-2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