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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모 Sep 22. 2024

나는 아직도

너무 벗어나고 싶다.

배신감이 날 잡아먹는다. 결국 용서해야 함을 알면서도 배신감이 만들어내는 분노가 나를 조용하게 잠식시킨다. 모든 신경이 아직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나 자신에 대한 짜증으로 번진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음. 무력감을 느낀다. 영원히 순수할 것 같았던 그 모든 순간들과 나의 사람들이 멀어져 감을 느낀다. 그들이 떠나가는 것인지, 내가 떠나오는 것인지. 홀로 동떨어져 나온 기분 속에 잠수. 나는 아직 거기에 남아있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하기. 그것조차 할 수 없다. 너무나 비슷하면서도 결국 다른 두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 않아 버틴다. 이 잠수가 오래 가지 않기를.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를 모든 상황에 다시 집어넣었다 빼야 하고, 이야기를 내 입을 통해 보내야 하고, 다시 내 귀를 통해 머리에 다시 각인되어버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를 계속 지켜봐야만 한다.


잠시 멍을 

때린다. 

장을 옮겨 

글을 

이어간다.


옆자리에 앉는다. 유난히 밝게 빛나는 저녁 하늘을 담는다. 끝난 줄 알았던 분노를 다시 쏟아내다 손가락도 지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고르는 것을 본다. 조금 지치거나 떠나가거나 돌아가야 할 때 듣는 노래인데 이 사람도 비슷한 마음일까? 같은 노래를 들어볼까 하다가 오늘은 조금 지친 날이 아니니까 흘러나오는 울적함을 그대로 둔다.


울적함을 그대로, 울적함은 그대로
거기 머물러 있지 말고 가버려
오늘 나와 같이 자자
내일 아침 절대로 깨어나지 마


Abandoned. 그러나 다시 쓸모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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