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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Apr 11. 2023

IVE - Ive' IVE 소감

    2022년 걸그룹 전쟁에 승자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에 모든 사람의 대답이 다를 것이다. 그 정도로 양질의 품질로 승부하는 수많은 걸그룹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우승 후보에 아이브가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아이브가 계속 싱글 앨범만 내다가 처음으로 낸 정규 앨범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아이돌의 정규 앨범은 보통 어떤 의미로 발매 되는 것일까? 일반적인 아티스트들에게 정규 앨범이란, 큰 이벤트로써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음악성의 집대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아이돌에게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다만 아이돌에겐 음악성의 집대성 보다는 이제 자리를 잘 잡았으며, 그 자리를 확고히 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정규 앨범이 있는 아이돌이란, 그렇지 않은 아이돌과 '짬'에서부터 구분이 된다. 아이브도 정규 낼 타이밍이 되었고, 시기 적절하며 다른 신인들과 구분선을 그을 기회이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PhtNKiHTFyqVEtWNjX8zFLEBsQwYYYS8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반적으로 정규 치고는 너무 아쉬웠다. 힘을 일부러 뺀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쉬운 것 투성이. 타이틀 곡도 화려하기만 하고 평범한 후크송이다. 대부분이 기본 이상은 하고 완성도는 있으나, 너무나도 평범하고 재미없는 다운 템포 곡의 반복이다. 아이브는 이전까지 강렬한 곡을 두 개만 담은 싱글만 내왔기에, 정규 앨범에서도 그런 흐름을 이어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흐름을 이어가지 않은 것에 더불어 너무나도 평범하고 뻔한 곡들을 즉, 시시껄렁한 곡 수 채우기용 곡들로 점철 되어있다. 


    멤버 간의 비중도 의문스럽다. 맛깔나게 뱉는 레이의 랩은 아무리 아이돌 앨범이라도 너무 적어졌고, 메인 보컬인 리즈는 메인 보컬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뮤직비디오 조차도 안유진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듯 과도한 비중 격차가 있다. 뮤직비디오만 보면 안유진의 앨범에 다른 멤버가 피처링을 해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안유진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이야기 하고 싶다기 보다는, 적어도 걸그룹이고 단체 활동을 한다면 공평한 분배로 다양한 멤버의 매력과 다양한 음색으로 앨범과 뮤직비디오를 채우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선 파트 분배에서 너무 편향적이지 않나 싶다. 앨범 전체로 봤을 땐 레이와 원영은 없는 수준의 파트 분배를 받았고, <Kitsch>와 같은 노래에선 리즈의 파트가 없는 수준이다. 안유진은 늘 그렇듯 파트가 독보적으로 많다. 곡에 따라 잘 맞는 멤버가 있고, 그에 따라 작곡가가 분배를 하는 과정은 이해를 하겠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비중이 특히 틀어져있지 않나 싶은 앨범이다.


    음악적으로도 아이브는 복고적이고 중독성 있는 전통적인 멜로디에 귀를 사로잡는 특이한 사운드를 덧대, 대중성을 잡으면서도 사운드 적인 새로움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수록곡들은 대중적인 아이돌의 음악의 형태를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도 사운드적인 만족감을 주었던 <My Satisfaction>과 강렬한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인상을 남겼던 <Royal>, <Take It> 등 재미있는 곡들을 많이 들려주었으나, 이번 앨범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다운 템포 R&B나 아주 평범한 케이팝에 아주 약간의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가미한 것이 전부다. 


    각 곡 별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Blue Blood>는 앨범을 여는 곡으로는 적합한 느낌이다. 이전부터 보여주었던 작곡가들의 웅장한 사운드 디자인이 인상적이고, 앨범의 인트로 역할에 충실하다는 인상이다. 타이틀곡 <I AM>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늘 아이브가 들려주었던 장르에서 크게 변동은 없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은 굉장히 후크송이다. 중독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반복적이고 다양성 측면에서 다채롭지 못하다는 인상이 든다. 시원한 사운드와 아이브스러움은 가장 좋았다. 선공개 싱글 <Kitsch>는 말 그대로 키치 한 훅이 중독성 있다. 강렬한 비트와 베이스 라인이 귀를 채우는 아이브 전담 작곡진의 사운드는 여전히 통쾌하다. <Blue Blood>부터 이 곡까지 이어지는 진행은 사운드적 유기성이 있고, 전반적으로 좋은 진행으로 느껴진다. 다만 이후에 나오는 <Lips>, <Heroine>, <Mine>으로 이어지는 수록곡 라인이 굉장히 아쉬웠다. 미니멀하고 힘을 뺀 듯한 음악들로 수록곡의 자리를 채웠는데, 전반적으로 그저 그런 수록곡들이었다. 정규 앨범이라는 이름값에 맞추기 위해 볼륨을 억지로 늘리며 추가된 숫자 채우기용 수록곡이라는 평이다. 다양한 화음으로 채우거나 플럭 사운드를 유니크하게 넣는 등의 시도는 있었으나, 크게 기억에 남지 않고 너무나도 평범했다. 다만 <섬찟 (Hypnosis)>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재미있는 곡을 들려주었다. 어그레시브 한 피아노와 유니크한 기타 사운드가 합쳐져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분위기를 가져가고, 제목과 잘 어울리는 사운드를 가졌다. 또한 필자는 현재 걸그룹 래퍼 중에 레이의 실력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었는데,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듯한 레이의 랩이 정말 치명적이다. 일본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딕션은 타 그룹의 외국인 멤버들을 부끄럽게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이후 수록곡들은 정말 언급할 것이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 레이의 짧고 쫀득한 랩을 빼면 평범한 팝 펑크 <NOT YOUR GIRL>, 정말 진부하고 할 이야기가 단 한 줄도 없는 <궁금해>, <Cherish>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섬찟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Shine With Me> 조차도 팬송이 R&B가 아닌 오케스트라풍 발라드인 것 빼곤 할 말이 전혀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한들 앨범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딱 최저치의 완성도를 맞췄다는 말이다. 당연히 아이브 정도의 아이돌이라면 만족 시켜야 할 최소한의 퀄리티는 만족을 시켰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은 전혀 없다. <I AM>은 당연히 대중적으로 성공할 것이다. 요 근래에는 보기 힘든 후크송이며, 후크송 치고는 꽤 고급스럽다. 거기에 데뷔곡부터 <Love Dive>와 <After Like>를 연타석 홈런 때린 아이브의 신곡이라면 망하기가 더 힘든 구성이다. 그러나 음악적으로는 제자리 걸음이 아닌 후퇴가 아닌가 싶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할  [르세라핌]이나 [케플러]에 비해 정규 앨범으로서 가지는 가치가 과연 정규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대단한 앨범이냐고 하면 고개를 가로 저을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곡의 개수가 적더라도 아이브의 싱글 앨범을 굉장히 고평가 했으나, 이런 흐름으로 간다면 더 이상 좋은 평가는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I've IVE>> 5/10점

"시시껄렁한 수록곡, 무난한 타이틀. 노잼."



    Blue Blood  

    I AM [!추천]

    Kitsch [!추천]

    Lips  

    Heroine  

    Mine  

    섬찟 (Hypnosis) [!추천]

    NOT YOUR GIRL  

    궁금해 (Next Page)  

    Cherish  

    Shine With Me  


https://blog.naver.com/axax_xxyyxxx/22307165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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