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목에 맞춤 시계 사이즈
이렇게 까지 할 일 인가?
by Under forty Apr 20. 2023
Intro
인터넷에서 흔히 들 하는 농담이나, 밈으로
쇼핑몰 모델이 입는 옷과 똑같은 걸 구매 했는데, 나는 왜 이럴까 라는 이미지를 봤던 적이 있다.
자조섞인 말투와, 농담반으로 우리는 댓글로
"옷은 죄가 없다. 죄는 내가 지었다" 라는 의견을 게시하기도 한다.
아무리 예쁜 옷도 내 몸에 걸치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예쁘면 거적떼기를 걸쳐도 이뻐보이는게 사실 일 것이다.
반면에 손목은 몸 전체 보다는 비교적 평등하다.
의학적으로 과하게 마르거나,
과하게 체중이 나가지 않는 이상
보통 우리는 타고난 손목둘레와 평균 근사치를 가진다.
다만, 남자 손목둘레 기준 얇다고 생각되는 15CM와
헐크와 같은 손목인 20CM 이상은 5C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 위에 손목시계를 올릴 때 MM차이로 핏이 차이 나곤 한다.
이번 글은 시계입문자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몇MM의 차이를 겪어본 시행착오기이다.
Episode 1
먼저 줄자를 구입했다.
"음 내 손목은 17.3CM 이군, 얇은 건가?"
커뮤니티를 눈팅하고,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고,
한국인 사이즈 평균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들어가 보았다.
"한국 평균 손목 둘레 = 16.8CM"
커뮤니티 및 유튜브 눈팅 결론 = 16.5CM
"아 평균인데 살짝 두껍긴 하구나"
"자 그럼, 시계를 하나 차볼까?"
문득 현 와이프 구 여친과 연애초반 시절에 백화점에서 산 패션시계가 하나 생각났다.
이리저리 창고를 뒤지던 중 발견한 시계
<마이클코어스 모델명은 모르겠다>
케이스 지름 : 45MM
러그 투 러그 : 50MM
당시에는 느끼지 못한
크고 우렁찬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 했다.
시계를 발견하자 마자 바로 다시 창고로 들어 갔다.
대학생 때 다들 유행한다며 샀던 세이코의 시계가 떠올랐고
당시 고장이 났던 터라, 깊숙히 숨겨둔 것을 찾아 냈다.
<세이코 SND367>
케이스 지름 : 37MM
러그 투 러그 : 45MM
(15년전 샀던 SND367은 무브먼트 고장으로 폐기처리했고 위 시계는 재구매한 제품)
"오... 37MM 편한데, 조금 작나..?"
자 내 손목에 케이스 지름만 따졌을 때는 미니멈은 37MM이란 것을 가이드로 두고
맥시멈을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고,
더 이상 남아있던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하나를 구입했다.
<오리엔트 USA 마코2>
케이스 지름 : 42MM
러그 투 러그 : 48MM
"애매 한데...?"
"무엇인가 불편한데...?"
시계 자체는 너무 예뻤으나,
베젤인서트가 안쪽으로 모여있어
실제 42MM 보다 작아보임에도,
내 손목에는 조금 큰 느낌이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딱 좋은 사이즈라고 했으나, 취향이 조금 작은 핏을 선호하나 보다)
여기서 나의 시계 컬렉팅의 기준 가이드가 정해졌다.
케이스 지름 : 36MM(베젤X) ~ 40MM(베젤O)
러그 투 러그 : 44MM ~ 48MM
실제로 이 가이드가 내손목 위에서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
가성비 좋은 오토매틱 입문용 세이코5의 SNK809를 구입했다.
가격도 좋았지만,
독일군 비유렌 스타일의 다이얼에
일본에서 만든 시계라...
오묘한 전범의 향기가 나를 이끌었다.
<세이코 SNK809>
케이스 지름 : 38MM
러그 투 러그 : 43MM
"괜찮은데.. 러그가 짧으니
확실히 작아보이긴 하는 구나"
"그리고 나는 베젤이 있는 시계를 좋아하는 구나"
Episode2
자 이정도까지 했으면,
시계를 하나 구매해도 되겠지? 브랜드를 선택해보자
두가지의 선택지를 리스트업 했다.
1. 내가 아는 것도 남들은 안다_리스트
- 롤렉스
- 오메가
- 까르띠에
- 태그호이어
2. 최초를 선도했던 브랜드_리스트
- 롤렉스 : 방수 최초(오이스터 케이스), 다이버시계 최초(서브마리너) with 블랑팡, 조디악
- 오메가 : 달에 간 최초(스피드마스터 프로 aka. 문워치)
- 까르띠에 : 최초의 손목 시계(산토스)
- 태그호이어 : 최초의 크로노그래프(호이어)
아...인지도와 인기는 이유가 있구나
리스트가 겹치는 바람에 한결 수월해진 상태에서 인기 있는 모델을 보고 있었다.
롤렉스 : 서브마리너, 40mm, 47mm 특징 : 못산대...
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42mm, 47mm 특징 : 쿠션형 케이스긴 하지만 40이 넘어..
까르띠에 : 산토스L, 40mm, 47mm 특징 : 네모네모해서 너무 커보여.. 미디움은 너무 작아
태그호이어 : 모나코 네모, 호이어(헤리티지) : 42mm
막막하다고 생각하던 중 중고 장터에서 발견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2>
케이스 지름 : 39mm
러그 투 러그 : 44.5mm
"갓벽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를
한참 동안 꾸준하게 열심히 착용했지만
서서히 눈에 거슬리는 점들을 발견.
크로노 서브 다이얼이 너무 "눈 사이가 멀어"
"러그폭이 18mm라 케이스 크기 비례해서 너무 얇아보이고 작아보이네"
"나...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12시에 고정되어 있는게 싫은 가봐"
그래도 오메가 라는 브랜드에 신뢰도 가고,
다이버 시계를 구매해 보기로 했다.
다만, 신형은 전부 42mm가 넘는 사이즈라
구형 41mm중에 영국군에 납품했던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씨마스터를 구매해 보았다.
<씨마스터300 2254.50 aka. Peter blake>
케이스 지름 : 41mm
러그 투 러그 : 47mm
"시계줄이 너무 투박하네"
"데이트 창만 없어도 좋을 텐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영국군납의 디자인을 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영국군에 납품하고 있는 CWC의 시계도 구매하였다.
<CWC 로얄네이비>
케이스 지름 : 41MM
러그 투 러그 : 47MM
"고정형 러그라 브레이슬릿이 안되네"
"오토는 너무 비싸고, 쿼츠는 아쉽네"
이쯤 되면, 내가 까다로운 건지
시계 회사들이 작성하고 하나씩 이상하게 내놓는 건지
결국엔 롤렉스 매물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당시 신형(현재는 구형)인 서브마리너 aka. 뚱러그는 40mm를 가지고 있었지만
번쩍이는 세라믹 베젤에, 커보이고 둔해보이는 스타일이라 패스하고
당시 구형(현재 뀨형)인 서브마리너 논데이트 14060 매물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엔 좋은 가격에 구입했다.
완벽했다.
더 이상의 기추는 끝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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