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네 철판요리 1부 (Sik's Teppanyaki)

#8 일곱 번째 이야기, 서쪽에서 동쪽으로~ 브리즈번 입성!

by goodthings

퍼스에서 2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두 군데에서 일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요리사뿐만이 아니고 어떤 분야에서라도 본인의 사업을 구상 중인 사람이 직접 매니징을 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가 있었다는 자체로만으로도 큰 행운이었다.

이제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아침이 됐다.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퍼스 공항에서 출발해서 브리즈번까지 가는데 퍼스에 처음 올 때 기억나던 비행시간보다

1시간 이상 적다고 비행 스케줄 모니터에 나왔다.

“이게 제트기류의 영향 때문에 그런가 보네. 보통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니까..”

자연의 이치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무엇이건 지지도에 따라서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보딩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을 하였다.

퍼스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 미리 픽업서비스를 해주는 사람을 인터넷으로 찾아서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하면 마중 나온다고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픽업 차량을 타고 행선지인 헤드셰프네 집으로 향했다.

셰프가 일단 브리즈번에 오면 숙소 찾는데 지역정보도 없으니 본인 집에서 머물러도 된다고 하였다.

보통의 도시들이 강을 끼고 주변이 발전하는데, 브리즈번도 강 주변에 시내가 형성되어 있었고,

나의 임시숙소인 셰프에 집도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도착해서 벨을 누르니, 셰프의 아내가 나와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하루 씨.”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셰프는 지금 오늘 도착하면 저녁을 맛있게 해 준다고 식재료를 사러

잠시 나갔나 봐요. 2층에 올라가서 먼저 씻고 편안 옷으로 갈아입어요.”

“감사합니다. 씻고 나올게요.”

일본인 헤드셰프의 아내인데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씻고 나오니 셰프 “이시” 는 음식 준비에

한창 바빴다.

“셰프. 안녕하세요. 뭐 도와 드릴 것 없나?”
“그냥 자리에 앉아서 맥주 한잔 마시고 잠시만 기다려요. 요리 거의 다 끝나갑니다. “

“셰프. 요즘 집 구하기 힘들던데 도움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

“우리 호텔 식당부가 다른 곳보다 훨씬 바쁜 곳이니 몸관리도 잘해야 될 거예요. 나는 매주 일요일 새벽마다

골드코스트에 가서 매년 있는 철인삼종경기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많이 돼요.

40대 넘어서부터는 운동 꾸준히 해야 일도 잘 해낼 수 있어요. 당연히 골고루 잘 먹는 것은 필수이고요.”

“철인삼종 경기요. 수영, 사이클링, 달리기 까지요..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긴요. 나랑 아내는 하와이에도 이곳 호주에 오기 전에 일본에 있을 때도 대회에 참석하고 했었어요.

20여 년 전에 시작했는데 너무 매력이 있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나랑 나이가 같은데 배에 어떤 군살 하나 찾아볼 수 없던 게 이유가 있었나 보다.

대회 입상경력도 화려했다. 호주인들의 신체능력은 일반 동양인들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월등하다.

40대 이상의 중년부 시합이라 하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2위를 했던 수상경력도 있었다.

이시와 하루 씨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고, 둘 사이에 자녀는 없었지만 이쁘고 행복한 한쌍의 부부였다.

하루 씨가 10년 정도 연상이라서 그런지 , 엄마가 아들을 챙기듯 …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드디어 아침 출근날. 셰프가 준 정보대로 브리즈번에 한 달 사용료를 내면 시청

소유의 자전거를 별도의 추가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는 “City Cycle”이라는 것이 있었다.

단말기에서 진행과정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자전거 번호를 선택하면 잠겨있는 게 풀린다.

그것을 타고나서 호텔 앞에 있는 보관소에 도착해서 원하는 곳에 자전거를 밀어 넣으면

자동으로 Lock 이 되는 시스템이다.

“일석이조” 건강도 챙겨가면서 60불에 삼 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버스비가 한 번에 2불이 넘으니까!

단 하나 주의 해야 할 것은 헬멧 착용은 필수이다. 머리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안타는 것 같기는 하다.

City Cycle Station


이렇게 브리즈번의 하루는 시작이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호텔의 곳곳을 투어 하면서 호텔에서 자랑하는 VIP룸에 들어가 보니 엄청났다.

어느 호텔이나 특실은 다르기는 하겠지만…

그동안 왔던 사람들의 명단을 보니 전 미국대통령부터 시작으로 내놓으라는 사람들이 다녀갔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호주에 공연이 있으면 항상 이 호텔을 이용한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 그 이유는 일반 직원들이 이용하는 출입구가 다른 쪽으로 연결되어서

취재진들이 몰려오거나 그럴 때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그렇다 한다.

VIP가 이동 중에는 호텔 직원들은 무조건 대기해야 한다.

철판요리 시설도 보니 역시나 싶었다. 꼭 일본에 와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이제 철판요리 경력이 5년 이상이 되다 보니 자신감도 붙어있었고 며칠 해보니

적응하는 것에도 문제가 없었다.

00 호텔 식당 내부

삼일째인가. 하루 씨를 호텔 근처에서 출근길에 보았다.

"셰프 만나러 오신 거예요?"

"아니요. 나도 여기서 파트타임으로 일해요."

"아. 몰랐어요. 저 먼저 올라가 있을게요."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 불리던 크라이스트처치에 지진이 있을지는 그 누가 알았을까 싶다.

"고요할 때도 항상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처럼,

인간관계에서도 전혀 동 떨어진 뇌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같이 보다는 혼자, 우리보다는 나를 최우선 순위로 두는 사람들!

휴식시간에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실 때도 혼자 떨어져 앉아있고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혼자 집에 다녀오고 같이 어우러지는 것을 피하는 느낌을 받기는 했다.

헤드셰프 바로 밑에 있는 자리에 있는 “알피”이다.

이곳에 근무 한지가 벌써 20년 이 넘었다 한다.

나이는 나보다도 10년 가까이 많은데, 자녀들은 더 어리다고 들었다.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앵거 매니지먼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서 있는 일을 일터로 가지고 오는 것 같다는 말들도 하였다.

“육아 문제 스트레스... 이건 아닌데” 혼자 생각해 보면서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 일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공과 사는 구별되야만 하는 것인데...

헤드셰프 집에서 지내면서 새롭게 만난 직장 동료들과도 호흡이 잘 맞아서 일의 강도는 약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원래 어느 일이건 팀원들이 죽이 잘 맞아야 일도 즐거워서 성과도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 같다.

몸은 워낙 바빠서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으쌰, 으쌰” 하는 정신으로 모두 다 같이 조화를

이루어서 잘해나갔다.


바쁘다 보면 실수들이 가끔씩 나올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실수를 어떻게든 찾아내어서 본인의 능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어느 곳에든 존재한다. 그런 사람이 바로 “알피”이다.

작은 실수도 그 사람은 “이슈화”하는 사람이라고 입모아 이야기들을 했다.

“원래 좀 가려 주는 것 아닌가. 팀끼리는 서로 보완해 주고 아픈 곳이 있으면 감싸 안아주고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 살자고… 이건 진짜 아닌데 XXX”

몇 달 뒤 말로만 들었던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

그 누구도 본 것도 아니고 , 본인이 본 것인데. 왜 저러지…

그냥 이상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은 절대 혼자 유아독존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인데. 절대 그리 될 수 없는데…”

이전 09화식이네 철판요리 1부 (Sik's Teppanya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