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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롱 Feb 02. 2024

변명

이제와서?

당신은 아름답다. 우아하기까지 하니 흔치 않다. 여자들의 내면에 감춘 시기심이나 질투가 아니라 그저 감탄이다. 아름다운 당신이 문학적 언어를 쓰고, 미소 지으며 손으로 입을 가리는 모습을 보이거나 입꼬리를 올려 콧등에 주름을 만드는 것을 보면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당신이 내게 결별을 말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나 판단을 한다는 것만으로 다시 보지 않을 험담을 한 것이 아니었는데 내 마음이 잘못 읽혔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삐죽! 도리질하는 당신도 사랑스럽다. 


당신에 대한 나의 묘사가 그렇게나 가슴 아프리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 선하게 생긴 옅은 갈색의 눈이 냉정하게 바뀌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 


한 번만 더 

노래를 떠올린다.


헤이~ 한 반만 나를 바라봐. 그대의 눈빛 기억이 안 나. 이렇게 애원하잖아~


사실 뭐 그런 정도에 기분이 그렇게도 나쁠까? 아직도 나는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처받은 당사자, 당신의 슬프고 강경한 눈빛은 나를 맘 아프게 한다.

글쓰기를 가벼이 여긴 나의 태도를 나무란다면 그것은 사실이기도 해서 뭐라 변명할 수가 없다.


그러나 변명하고 싶다.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판단의 다름에 대해 우열이 있겠는가? 

그저 '난 그래' 라고 당당하면 그만 일 것 같기 때문이다. 


당신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저 본인과 다른 생각과 태도에 콧등을 찡긋하며 

"그렇게 느껴졌어요? 내가 그렇게 말했어요?" 아니면 " 난 좀 그렇더라구요!" 해 버리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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