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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롱 Jun 05. 2024

무엇 때문일까?

호기로운 나의 여행계획은 벌써 여러 날 째 제자리다. 항공권을 알아보고 호텔을 알아보기를 2주 넘게 해 왔다. 저렴한 항공권을 찾았어도 선뜻 예약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컴퓨터 앞이다.


꼭 그렇게 가고 싶니?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손주가 생기면 나다니기도 쉽지 않다며 좋은 시절이니 놀러 다녀라 하시던 어머니가 최근들어선 나의 여행을 반기지 않는 말투시다.


마음이 그런대로 잘 맞는 사촌 언니와 여행을 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언니에게 서유럽의 정수를 보여주고 나 혼자 헤쳐나갈 기회를 갖기 위해 도모한 여행이다. 이전에 두 번째 파리여행을 남편과 둘이 가며 나 스스로 모든 걸 다했지만 덩치 큰 남편의 존재가 힘이 되었었던 걸 느낀다. 아이들이 도와준 예약이나 어플 없이 나 스스로 온전하게 계획하고 헤쳐나갈 용기가 쉽지 않은 걸까?


의외로 그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어머니의 염려가 자꾸 멈칫하게 한다.

한국땅에 내가 없는 것이 불안하신 걸까?


절절한 모녀관계라고들 한다.

그동안 효성 지극한 두 손녀딸과 효자인 아들내외가 이 땅에 언제든 부름을 대기하고 있으니 걱정 없다지만!


자꾸 마지막 버튼에서 되돌아가기를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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