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해라.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by 다구

요즘 굉장한 두께의 책인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예전에 유행할 때 도전을 했다가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는 달라서 읽다 포기한 책이다. 그런데 미용실에서 대기하는 동안 보이길래 살짝 읽어 봤더니 흥미가 생겨 다시 읽게 되었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내가 태어나서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페이지 수가 많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이다. 바로 강하게 말을 하기 때문이다.(야 이 XX야 같은 말도 나온다) 요즘 흥미로운 것도 없고 나태해진 나를 발견을 했지만 그대로 그냥저냥 살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채찍질(?)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었다.


집중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집중이 잘되는 부분도 많아 열심히 읽고 있다. 나는 처음에 외국인이 쓴 책인 줄 알았는데 한국 사람이라서 놀랐다.



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해라.

책에서 나온 내용이다. 실제로 내가 추석 열흘 전에 하나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과일 코너에서 일을 했고 일은 쉬운 편은 아니지만 보람이 있는 일이었다. 저번엔 쇼핑카트 쪽에서도 일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남는 것도 있고 시간이 빠르게 가기 때문에 엄청 열심히 했다.


마치 군대에 이등병처럼 무엇이든지 한다고 했다. 그 결과로 마트 안에는 점심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데 나만 따로 불러내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사주셨다. 그리고 우리 가게에서 어르신들과 많은 대화를 해봤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어머님들과 수다도 떨며 이쁨을 받았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가면 많은 세월이 지났어도 나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다. 고작 7일 일한 아르바이트 생인데 말이다. 과일 코너는 과일들이 나가면 계속 채워줘야 한다. 하지만 과일들은 무겁고 멀리 있기 때문에 고생을 좀 한다.


전에 했던 카트 알바는 밖에서 일을 하는 대신에 생각보다 꿀알바이다. 막 놓고 간 카트를 주워서 다시 끼면 되고 배달시키는 것들을 특정 장소에 카트에 실어서 옮겨주면 된다. 차가 많이 다니는 시즌이라 항상 차 조심을 해야 한다. 그런데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귀에 에어팟을 끼고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 허락을 받은 건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위험할 수도 있고 보기엔 좋지 않았다. 물론 내가 꼰대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놀란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내 일을 열심히 하였다.


얼마 안 가서 카트 알바를 하던 친구는 나오지 않았다.


내 생각은 이렇다. 이런 사소한 일조차 못하면서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 아쉽다.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다가 문득 떠올랐던 생각을 적어 보았다. 나도 쉽게 포기하고 나태해지고 싶을 때마다 나의 이 글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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