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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계절. 126

조부생각

by 함문평

김건희 디올 백을 뇌물이 아니다 받아도 된다고 유권해석했던 권익위 과장 한 명이 고인이 되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과 삼부토건과 김건희 윤석열이 아무 관련 없다는 설 일종의 <천동설>을 유포하는 권성동 까라 특수탬들 애쓴다.


30년 전에 나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딱 1년 전에 관보가 왔다. <조부 위독 급래요망> 관보가 도착하니 인사과장이 나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연대장 보고하고 5일 특별휴가증을 만들어 행정병 시켜서 정보과로 보내왔다.


지금이야 비가 새거나 홍수에 떠내려가는 군부대 막사가 보기 힘들지만 그 시절은 병사 내무반에 침상이 떠내려가 23명이 한꺼번에 희생되었다.


정보과와 군수과 조립식 건물이 떠내려가 위병소 뒤 면회실을 칸막이해서 조립식 건물을 세우는 동안 임시로 사용했다.


휴가증을 받아 들고 고향에 가니 위독하신 할아버지가 버스 정류장에 나와 계셨다.


아니, 위독하신 분이 정류장에 계시면 어떻게 해요? 했더니 정말 위독하다. 모르는 사람은 나보고 정정하다고 하는데, 내년에 이 날은 장손에게 말할 기력도 없을 것 같아서 미리 불렀다고 하셨다. 내년 이 날은 어차피 할아비 목소리도 없을터 관보 받고 천천히 와서 입관만 보고 영정 사진이나 들어라 하셨다.


그때 하신 말씀이 돈 때문에 명예를 더럽히지 마라. 정의와 불의가 머릿속에서 싸울 때 정의의 편에 서거라 하셨다. 정의는 간결하고 쉽다. 불의는 이리 꼬고 저리 꼬고 장황하게 말을 만들다 보니 길다.


하지만 종국에는 정의가 이긴다고 하셨다. 요즘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국민의 짐 국회의원 놈들 하는 짓을 보니 할아버지 생각이 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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