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일기 Nov 26. 2024

이것이 술이여, 음료수여, 밤을 녹인 논알콜 막걸리

-밤과 함께 술의 분위기를 녹여내다,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

시대가 변해 흔히 말하는 'ZERO' 시리즈가 유행하다 보니 요즘은 무알콜 주류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술과 비슷한 느낌이 나기에 어느정도 기분도 낼 수 있고, 무알콜이라는 별칭처럼 알콜이 없거나 거의 들어있지 않아 건강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최근 잦은 음주로 인해 몸이 걱정되어 종종 무알콜 주류를 마시곤 하는데, 다는 아니나 걔중 정말 술 맛을 내는 친구들도 있어 나름 만족 중이다.


여하튼, 이러한 긴 사족을 덧붙인 이유는 간단하다. 오늘 가져온 술이 바로 '논알콜 막걸리'이기 때문. 아, 참고 혹시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말하자면 여기서 '논알콜'이란 알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0%이상 1%이하를 칭한다. 있는 둥 마는 둥, 뭐 그런 흐지부지한 색깔 아닐까.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 뭐가 이리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건지. 이 신기한 친구를 음주해보도록 하자.

밤과 함께 술의 분위기를 녹여내다,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


대부분의 막걸리를 병으로 만날 수 있는 것과 달리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 통칭 '안밤논막'은 매끄러운 병이 아닌 캔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보통 볼 수 있는 얇은 캔 음료 사이즈보다 살짝 큰 크기로서, 전면부엔 '안동역'글자와 안동을 상징하는 하회탈이 인상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이 너무 크게 위치한 '안동역'이란 문구 때문에 당연히 주류의 이름이 '안동역'이라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거의 다섯 배나 되는 음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동역 논알콜 막걸리'는 경상북도 안동시 '하이드로오아시스'에서 태어난 음료같으면서 술같은 '논알콜 막걸리'로서, 최상급 안동 백진주쌀을 수급하여 재료의 신선함을 그대로 담았다.


1000억 유산균이 담겨 있어 건강까지 생각한 작품이며, 달콤한 밤양갱 맛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55ML, 가격은 5,200원, 도수는 0~1도 사이. 괜히 캔이라 그런지 혼자 마시기에도 아쉬울 것 같은 양과 지역 막걸리와 비교하면 약간 비싼 금액, 거기에 술을 잘 못 먹는 사람이 마셔도 전혀 문제 없는 알콜 함유량을 가지고 있다. 가격이 조금 신경쓰이긴 하나, 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면야.

잔에 따른 술은 상아색 쌀뜨물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탄산이 있는듯 기포가 솔솔 올라와 톡톡 터져간다. 부드러워 보이는 매력적인 자태이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삶은 밤 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밤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바밤바'와 비슷한 뱡향이나 조금 덜 단 내음을 선보이고, 거기에 더불어 약간의 쿰쿰함과 고소함, 그리고 단 향이 뒤이어 찾아온다. 향 자체가 크게 튀어나온 것 없이 균형잡힌채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일반적인 달콤한 밤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호불호 없이 고개를 끄덕거릴 것 같은 느낌이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향에 비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이 혀를 감싼다. 보이는 것보다 탄산은 거의 없는 상태이고, 다른 맛에 비해 단 맛이 지배적으로 맛을 이끌고 있다. 그 감미 뒤로 막걸리가 보여주는 감성이나 고소함, 그리고 밤의 향기가 희미하게 묻어나오기는 한데,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하여 확실히 술보단 음료수의 향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인듯 하다. 여러 번 잔을 반복해도 보아도 맛은 있다. 달달하니..

탄산을 가지고 있긴 하나 앞서 말했다시피 목을 툭 건드리는 정도이기에 술은 꽤나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간다. 이후엔 설탕이나 감미료가 주는 매끄러운 감미가 목구멍에 남았다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밤의 형태 역시 향으로만 코에서 맴돌다가 엇비슷하게 날라간다. 여운의 길이는 약 3초 정도로, 끝맛을 즐기기 보단 이름과 같이 연거푸 마시며 음료수처럼 맛보는 것이 좋아보인다.


술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친구였는데, 일단 장점으로는 편하고, 가볍다.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라는 자신의 명칭에 충실하여 '밤양갱'의 단 맛을 중점으로 남녀노소 큰 호불호 가리지 않고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튀는 것이 없기에 목넘김도 수월하다. 


단점 역시 장점과 비슷한 방향으로서,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라고 전면부에 쓰여있는 것을 보고 구매한다면 아무래도 어느정도는 술이 가져다주는 질감을 기대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제품의 경우 감미료의 단 맛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술보단 그냥 밤 향기가 조금 나는 달콤한 음료수를 마시는 것 같은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자신이 이러한 감미를 좋아한다면 상관없겠으나, 혀 끝에 단 맛이 남는 등 너무 달콤한 맛 보다는 좀 더 술에 가까운 방향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한 번 더 고려해보길 바란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음식은 닭발이나 제육볶음 등 매콤한 막걸리 안주를 추천한다. 매운 닭발 한 점에 달콤한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 한 모금은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이다.


'안밤논막', 간단히 즐기기 딱 좋은 친구였다. 논알콜을 마시면서 막걸리를 기대해선 안되고, 막걸리 향이 묻어 있는 음료수로 생각하도록 하자.


판매처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아무 곳에서나 구매해도 될 것이다.


'안동역 밤양갱 논알콜 막걸리맛 음료'의 주간평가는 3.5/5.0 이다. 바람이 씻어가니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