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공항에서의 피로와 놀라움 때문인지, 아이는 다음 날 늦게까지 푹 잤다. 반면에 나는 시차 적응 문제로 인해 일찍 일어났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했던 일은 좋은 숙소와 사람들을 만난 것이었다. 운 좋게도, 나는 훌륭한 민박과 친절한 주인을 만났다.
숙소를 찾을 때는 2주 정도 계획 때문에 가격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또한, 주인분이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아이가 있는 민박을 찾아봤다. 약 두 달 동안 여러 블로그를 참고하며 비교한 끝에 'Jenny's Home Swiss BnB'를 예약했다. 빈터투어에 위치한 민박이다. 민박 주인은 대만 여성으로, 다섯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특히 막내딸이 우리 아들과 한 살 차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14박을 예약하기로 결정했다.
민박은 3층짜리 전형적인 스위스식 주택이었다. 1층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 야채와 과일이 심어져 있었다. 주인분께서는 여름에 싱싱한 과일을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1층에는 거실, 주방, 방, 그리고 화장실이 있었다. 2층과 3층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화장실은 1층에만 있어서 조금 불편했지만, 호텔이 아닌 만큼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2024년 최신 가격을 문의했는데, 2인실은 1박에 140 CHF(한화 약 22만 원)로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 저녁식사는 1인당 20 CHF인데, 스위스의 물가를 고려하면 민박 주인이 제공하는 조식과 저녁식사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특히, 저녁식사는 미리 주문하면 원하는 메뉴로 준비해 주신다고 한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우리 아이가 아침을 잘 먹지 않을까 봐 주인분이 자기 딸의 식사를 준비할 때마다 우리 아들의 식사까지 챙겨줬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2인실을 예약했지만 주인분은 아이의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3인실로 업그레이드해 주었다. 주인의 막내딸과도 친하게 지내게 되어, 지쳐있던 우리 아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우리 아들은 이곳에서 즐거운 2주를 보냈고, 나는 또한 주인분과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면서 내 생각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아들의 행복한 웃음을 보니, 이번 여행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아이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