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겪는 지루함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지쳐가는 삶은 의미 없는
것이기에 미련을 남겨둬서는 안 된다.
- 하린 작가 -
가족과 함께 하는 직장 생활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겪어본 사람이라면 안다고 본다. 그것도 시누랑 함께 일하는 삶에서는 터무니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무능력하게 바라보는 눈빛은 잊을 수가 없다. 중고차 살 때도 보태라고 돈을 주기도 했지만 그건 그냥이 아니라는 거 알고 있었다. 시어른들 모시고 병원, 출근 전에 성당 모셔다 드리고 그리고 일 끝나고 가끔 집에 웬만큼 한다. 같이 일하기 전에도 나는 할 도리는 했다.
그리고 시누 약국에 일하면서도 시댁에 할 도리는 다한다. 그래도 부족한 지 한심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자존심이 무너지는 말도 하기에 내가 입을 열 수가 없다. 어떤 말을 해도 내가 말하는 건 핑계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내게 너무 힘든 달이다. 가만히 있어도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각하게 오는 시기라 힘들다. 약을 먹으면서 참아야 한다. 자다가 가슴이 두근거려 깨면 멈추질 않는다. 죽을 것 같은 두근거림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지만 멈추지 않아서 무서울 때가 있다. 그런지 매년 이맘때 심하게 오는 게 힘들다. 그리고 이때 유독 시누도 기분이 왔다 갔다 할 때다 많기 때문에 내가 눈치를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다. 말도 거칠어진다.
그렇다 보니 내가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가 많아 사람 만나는 것도 하지 않고 연락을 당분간 다 끊어버린다. 이럴 때 정말 쉬고 싶다. 심적으로 힘들어 말 하나하나에 신경도 더 쓰게 되고 나쁜 생각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이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 신경이 예민하고 심해지는 것일까? 시어머님 생신에 추석 그리도 시아버지 생신까지 연달아 있다 보니 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윗 동서 형님은 나를 모른 척한다. 그래서 우린 연락도 안 하는 사이가 되어 시어른들 생신과 명절은 각자 따로다.
시어른들은 나한테 말한다. 큰 며느리에게 말해서 하는 것이 좋은데 나한테 말하니 내 입장이 난처해서 싸운 적도 있었다. 생각하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참 어처구니없다.
여러 가지 쌓여 있다 보니 이때 우울증이 급격하게 심해지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좀 쉬고 싶다. 직장에서 직장 상사가 시누 작은 것에 틈이 보이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기에 항상 두려움도 함께 크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없겠지만 두려움과 불안함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