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가다

-김포 가볼만한 곳-

by 창조적소수

지난 달 초,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다녀왔다. 푸른 하늘에 봄바람이 불어 그 어느때보다도 봄내음 가득했던 날. 그날은 온라인 사전예약이 완료되어 이른 아침 현장 예매를 하러 갔다. 혹시 표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설마 돌려보내야하겠나 싶어 무작정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김포에 사는 우리집에서도 애기봉평화생태공원까지는 차로 40분이 넘는 거리. 운양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정보를 발견했지만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 탄소중립한답시고 지하주차장에 고히 모셔둔 덕분에 시동을 켜자 덜덜거리는 소리가 났다. 차도 한 번씩 써줘야하는데 너무 무심했다. 주기적으로 한 번씩 바람도 쐬어주고 환기도 시켜주면서 차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환경실천인데 얼마나 반성이 많이 되던지...


애기봉 주차장에 도착하니, 입구 쪽에 현장발권소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현장 발권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표를 받을 수 있었다. 표를 받은 뒤 셔틀버스에 올라탔고, 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입구에서 잠시 멈췄다. 군인이 버스에 올라와 표를 하나하나 꼼꼼히 검사하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민간인 통제구역임을 실감할 수 있었고,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르막길을 향해 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는 맑은 날씨 덕분에 애기봉 전망대까지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푸른 하늘 아래, 자연과 어우러진 탐방로를 걷는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 보였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은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한반도의 유일한 남·북 공동이용수역(Free-zone) 인근에 자리한 평화와 화합의 상징적인 장소이다. 이곳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하구에 위치해 있어, 남북 분단의 현실과 자연 생태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데 특히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154고지로서,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는 볼 거리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평화생태전시관이 있다. 이곳은 평화, 생태, 미래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으로, 김포의 역사와 지리, DMZ 및 한강하구의 생태, 그리고 미래의 평화와 공존을 미디어아트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조강전망대는 북한을 최단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로, 탁 트인 조강과 북녘 땅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북한이 정말 가깝게 잘 보이고 그들의 생활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마치 동물원에서 신기한 동물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듯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는 게 꼭 그런 느낌이다.


VR체험관에서는 개성의 역사 유적지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데 유료로 운영된다. 성수기때는 대기가 길어질수 있고 신분증은 필수로 있어야 한다.


생태탐방로와 흔들다리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걷는 데크로드와 흔들다리, 다양한 소주제공원 등이 마련되어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으로 꾸며진 길인데 생각보다 흔들림이 있지만 조금 올라가면 휴게공간과 포토스팟이 있다. 그늘이 없기 때문에 무더운 한여름에는 모자나 양산을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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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은 남북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구역이다보니 아무래도 신분증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관람 시간과 퇴장 시간도 엄격하게 준수하는 편이니 일정을 잘 체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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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에 스타벅스가 있다

2024년 11월29일, 애기봉평화생태공원 내에 ‘스타벅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점’이 들어서면서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스타벅스 매장 중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북한 땅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SNS와 각종 미디어에서 ‘북한뷰 스타벅스’로 불리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는데 직접 가보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매장 규모는 도심 스타벅스에 비해 작은편이지만, 전망대와 연결되어 있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통창이라 창가 쪽에서 접경지역을 바라볼 수 있고 푸른 하늘과 자연 풍경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스타벅스 밖에서 자연을 감상하고 전망대를 통해 바라보는 게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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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많은데, ‘북한과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라는 상징성 때문에 방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추억이 될수 있을 것 같다.


내 시선에서는 사실 스타벅스 안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노동환경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공간이 좁아서 주문은 많은데 빨리 처리할 수 없는 구조적인 환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응대하고 직원들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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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한 층 내려오면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커다란 강연장이 있다. 그곳에서 시간에 맞춰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해설사분이 애기봉에 대해 설명을 재밌게 해주셔서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소망, 그리고 이곳에 서린 다양한 사연들을 듣다 보니, 애기봉이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조강과 멀리 보이는 북녘 땅, 그리고 그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애기봉에서의 경험은 평화와 희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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