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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라의북스토리 Jan 01. 2025

 공황장애로 퇴사는 처음이라

  

받아들이기 너무 힘든 하루하루 보내다가 심각한 번아웃까지왔다. 20여 년간 하던 꽃일을 더 이상할 수가 없게 되었다. 

꽃을 만져도 너무 힘들고 손님을 상대해도 너무 힘들고 온통 머릿속에는 힘들다는 생각만 가득 차 있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은 행복하지 않고 불행하고 이곳을 벗어나야지 이 상황에서 빨리 떠나버려야지 라는 생각만 했다.현실은 그만둬야지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현생이 힘들었던지라 쉽게 그만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하다 중간에 발작 심각한 증상이 와서 사장님께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하겠다고 말했다. 

내 상황이나 내 몸 상태는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대충은 알고 계신 것 같았다. 퇴직을 하고 집에서 쉬면서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던 책도 안 보고 잠만 자고 아무것도 안 하고 며칠 동안 집 밖을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었다. 오죽했으면 신랑이 카드까지 손에 쥐여주면서 집 앞에 커피숍 가서 책이라도 보고 오라고 했다. 사람 만나는 건 더더욱 힘들었고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과호흡이 와서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니 가족들 걱정이 나날이 깊어졌다. 가족들 걱정도 걱정이지만 나 역시 이러다가 다시 사회로 못 돌아갈꺼 같아서 더 두려움이 컸다. 

일하기 좋아하고 사람 만나기 좋아하던 난데 내가 왜 이렇게 된 건지 너무도 한탄스럽고 답답하기만 했다. 

도저히 이러고 있으면 안 될듯해서 집 앞 커피숍에서 4시간 알바 모집을 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적이 있어서 덕분에 알바를 할수 있게 되었다. 꽃 일이 아닌 전혀 새로운 일을 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사람들 만나는 두려움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던 중 집에 일이생겨 알바로는 감당이 안돼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신랑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좀 더 금액적으로나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연히 같은 브랜드 커피숍에서 매니저급으로 일할 사람을 찾아서 이직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며 너무도 바쁜 곳이라 중간중간 발작이 와도 참아가면서 일했다. 

1년 넘게 일하면서 작게 자주 발작이 오다가 2번 정도 심하게 왔었는데 약을 먹으면 안정제이다 보니 일하기 힘들어서 힘들어도 약을 안 먹고 참다가 집에서 와서 먹고 했는데 한번은 너무 심하게 와서 약을 먹고 상태가 안 아졌는데 그걸 사장님께서 cctv로 보셨나보다 면담 좀 하자고 하셔서 이런 식으로 하면 같이 일하기 어려울듯하다고 말씀하셨다 대충 눈치는 챘지만 직접 말하시는데 권고사직이라 좀 서운했다. 더구나 같이 일하는 동생이 나에게는 전혀 티를 안냈는데 사장님께 나랑 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정말 꾀 부리지않고 열심히 일했는데 너무 허탈했다 내 가게인것처럼 정말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더구나 처음 입사할 당시에 미리 양해 말씀 구했는데 내 말을 전혀 듣지도 않았나보다 공황장애가 있어서 중간에 발작 올 수도 있지만 최대한 피해 안 드리겠다고 혹시나 제가 상태가 안 좋으면 양해 좀 해달라고 말했는데...

괜한 기대를 했던거 같다. 이해해달라고 한 건 나의 큰 욕심이었나보다

사장님께 나는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사람 빨리 구해주세요 그러면 바로 나가겠습니다.

커피숍 들어올 때 계약 같은 게 있어서 인계받을 사람이 구해지면 퇴사하는 거로 얘기가 되었는데 다행히 바로 사람이 구해져서 9월에 퇴사를했다.

공황장애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할지는 생각지도 못했다.난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막막하다.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희망 같은 게 사라진 기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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