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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람 Aug 25. 2023

남자 셋과 사는 한 여자

나는 남자 셋과 살고 있다. 

정확히는 신랑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아서 살고 있다. 

세 자매가 있는 집에서 자랐고 (오빠가 한 명 있긴 하지만), 

여중과 여고를 나온 내가.. 

무려, 남자 셋과 함께 살게 될 거라곤 한번도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여자인 나는 때때로, 아니 자주.  

남자인 그들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몸으로 때리고 싸우는 놀이가 왜 재미가 있는건지, 

물어보는 말에 왜 항상 '응', '아니', '그냥', 이렇게 단답형으로만 얘기하는지, 

제대로 된 길을 놔두고 왜 계속 아슬아슬한 난간이나 높은 곳으로만 올라가려고 하는지,

시도때도 가리지 않고 매사에 왜 장난만 치려고 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올해 만으로 열 살이 된 첫째는, 

부쩍 말투도 거칠고 행동도 무뚝뚝해졌다. 

원래부터 애교가 많은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엄마에게만은 감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이제는 말로, 표정으로, 온몸으로 조금씩 엄마를 밀어낸다. 

엄마가 하는 말은 잔소리로 듣고, 

엄마에게 하던 달콤한 애정표현도 점점 줄어든다. 

아들이 커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지만, 

막상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심란하다.

갑자기 변한 아들의 모습에 서운하고, 

버릇없는 모습을 보일 때면 때때론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에서 '남자'로 커가는 아들을 바라보며 

엄마로써, 여자로써의 한계를 체감하는 중이다. 

두 아들이 어릴 땐 아들의 체력을 따라가기 버거웠는데, 

아들이 커 갈수록, 아들의 행동이나 심리를 이해하는 게 힘들다. 


하지만 엄마니까. 아들에겐 여자가 아닌 엄마니까.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과 오래도록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도 읽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찾아보며

아들을, 남자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이들 키우는 일, 그것도 남자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엄마에겐 여러모로 도전이고,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일임을 

다시 한 번 체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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