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가 오기 전에 몸에서 먼저 신호가 왔었다. 여름방학 한 달 전부터 낮은 텐션과 생리불균형으로 시작되었다. 여자의 신체에서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호르몬이었다. '산부인과'에 방문하니 극심한 스트레스라고 했다. 이미 나의 몸은 진행 중이었다. 하루하루 갈수록 체중은 점점 빠르게 빠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짧은 여름방학은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우울증과 관련한 자기 테스트 항목을 보고 짐작할 수 있었다. 나의 지금 현 상태의 심각성을 말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인정하기 싫었고 '정신건강의학과'라는 곳 자체가 많이 낯설었기 때문에 혼자 방문하기 무섭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무지로 인한 나의 선택은 나를 더 힘들게 하였다.
보통 2학기는 광복절이 지난 8월 16일에 시작되었다. 개학 3일 전 우리 반으로 전학 온 다는 학생의 소식을 접하고 더 학교가 가기 싫었었다.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전학이라니... 학적업무도 하고 있어서 방학이 끝나자마자 할 업무는 산더미였었다. 개학 전날 3-4시간을 자고 2학기를 맞이하였다.
방학 때 그나마 잠잠했던 마음의 신호는 불면증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출퇴근 왕복 최소 60분, 약 54km 자차운전에 '불면증'은 위험천만한 상태였다. 1학기와 다르게 2학기에 일부 중3학생들은 무례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다. 그러나 교사가 할 수 있는 건 말뿐이었다. 이때 일부 학생들을 보며 '악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나에겐 무서움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면서 문제행동이 발생할 때면 나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치기도 했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심장내과에 방문했었다. '부정맥'이 있을 수도 있어서 홀터검사까지 받았는데... 하필 24시간 홀터검사를 금요일오후부터 토요일에 착용하게 되어서 다행히 '정상'이었다. 그러나 이 증상은 학교에서 계속되었으며, '청심환'까지 먹었었다.
일부 학생들의 상태는 갈수록 더 심해졌었고 나의 우울증의 최고점은 2학기 11월이었다. 결국 살고 싶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했었다. 첫 방문은 예약을 할 수 없어서 상담에 필요한 기록지를 작성하고, 약 2시간 이상 대기상태를 거쳐 상담을 받았었다.
무수히 많은 검사지 종이.. 만 보아도 나의 상태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상담을 받기 전 짧은 뇌파검사를 했는데... 결과는??
예상대로 뇌의 호르몬 불균형이 심했다. 이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상담을 통해 나의 이상행동의 이유를 알게 되어서 더 다행이기는 했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병원방문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