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ng May 13. 2023

요즘 날씨 왜이래? 펄펄 끓는 동남아 heat wave

건물 밖은 위험해

살인적인 무더위...

흔히 폭염을 가리켜 살인적인 무더위라고 하는데 요즘 동남아는 정말 살인적인 무더위로 펄펄 끓고 있다.


  지난 달부터 heat wave가 덮친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달 최고 기온이 45도까지 올랐던 인도의 뭄바이에서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 태국에서도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에 이어 방콕의 총선 사전투표소에서는 유권자와 선거관리자 17명이 실신해 사전투표소 주위로 물대포를 쏴서 열을 식혔다는 뉴스까지...

  4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열사병 발생 확률이 매우 높은데 여러 장기를 손상시키는 응급 상황으로 즉각 처치하지 못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매우 위험한 순간이다.  사실 40도 이상의 날씨라면 체감 온도는 그 보다도 10도 이상은 더 높은 50도를 훌쩍 넘는 온도일 터이니 정말 살인적인 더위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페낭의 요즘 낮 기온 34도, 체감기온은 45도로 태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지역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겠지만 지난주부터 아이들의 학교는 폭염으로 인해 모든 야외활동이 금지되었다.  이는 우리 학교의 결정이 아닌 말레이시아 교육 당국의 지침으로 모든 학교에 해당되는 조처이다.

  학교에서 야외 활동 금지와 관련된 이메일이 왔을 때만 해도 이정도 날씨가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일까? 하며 의아해 했으나 말레이시아에서도 11세 소년과 19개월 된 아이가 야외에서 열사병과 탈수증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며 바로 수긍하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페낭섬 지역은 그나마 날씨가 꽤 좋은 지역에 속하는데 페낭의 기온이 34도라니 다른 지역은 아마 40도 가까이 육박했으리라...


  아이들은 교복 대신 얇고 통풍이 더 잘되는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입학하던 첫 날 이후 교복을 입는 일이 없다... 매일 최소한 1가지 이상의 활동적인 수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시 국제학교 입학을 앞두고 계신 학부모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부터 교복을 두벌씩 사지 마시고 체육복을 두 세 벌씩 사시길 권유합니다.)

  야외활동 중단으로 인해 수업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방과후 활동인 CCA 또한 야외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모두 실내수업으로 전환되거나 휴강이 되며 야외 활동이 전면 금지되었다.

  큰 아이는 가장 좋아하는 축구CCA가 취소되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놀 수 없어 많이 아쉬워한다.

  작은 아이는 원래 이번주에 Tropical Spice Garden으로 트립(소풍)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또한 무기한 연기 되었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달려가 노는 Playground에서도 놀 수가 없다며 속상해 했다.

  학부모인 나도 어제 통보를 받았다.  6월 초에 진행 예정이던 International Day행사의 연기.  

  각 나라별 학부모가 주체가 되어 나라별로 부스를 설치하고 아이들에게 그 나라의 문화나 음식, 놀이 등에 대해 소개를 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6월초로 예정됐던 이벤트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학교투어 당시 남긴 학교 도서관

  야외활동 금지 조치로 야외에서 뛰어 놀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학교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측에서는 도서관으로 아이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듯 각 교실마다 놀거리 들을 정해서 아이들이 돌아다니며 놀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Year2 교실에서는 레고 놀이, Year3는 색칠공부, Year4는 영화를 틀어주는 등 원하는 놀이도 하고 이 기회에 다른 학급의 교실도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아이들은 더 신나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는 한국 학교 운동장 느낌의 운동장은 없지만 축구장, 수영장, 플레이그라운드가 ㄷ자 모양의 건물 중심으로 모여 있다.

  양쪽으로 마주보는 건물의 왼쪽은 카페테리아(급식실), 오른쪽은 플레이그라운드가 서로 마주하며 그 중간에 축구장과 수영장이 위치하고 있다.

  그보다 1층 더 높은 도서관에서는 밖을 내려다 보면 축구장과 수영장이 한 눈에 보인다.

  내리쬐는 햇빛이 그대로 전달되는 저 축구장에서 놀기 위해서는 모자를 꼭 써야만 한다.  처음 학교 입학을 앞두고 교복을 사며 함께 샀던 용도가 궁금했던 그 학교 모자가 이렇게 유용하게 잘 쓰이고 있는 줄 몰랐다.

  폭염으로 야외 활동이 금지된 지금은 모자를 써도 야외에서는 절대 놀 수 없다.


언제쯤 아이들은 저 푸른 잔디 위에서 모자쓰고 축구를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해외 이주준비 : 페낭에서 집 구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