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 시
비 오는 날, 잠시 생각에 잠기다
비 오는 날, 버스를 탄다.
맨 뒤에서
한 칸 앞.
자리에 앉자마자 출발한다.
여기선 모두 같은 풍경을 바라본다.
분명, 밖과는 단절된 공간.
아마도 저 문에서 내리기 전까지 우리는 같은 편일 테지.
흘러 지나 간 시간만큼 무엇인가를 얻길 바랐는데
창문 밖 세상이 머무름보다 스쳐 지나감을 택했고,
내 옆자리는 끝내 채워지지 않는다.
내리는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고,
아직 나는 멈출 곳을 정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고독은 멋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