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따라 종종 주말 새벽이면 새벽시장에 간다. 달성공원 앞 대로변 양 옆으로 온갖 먹거리와 구제옷, 낡은 전자제품 등 별의별걸 다 팔고 구경 나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그저 사람들 뒤통수를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엄마는 주로 야채나 과일을 사시고 아부지와 나는 엄마 뒤를 따라가며 술안주에만 눈이 돌아간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통닭도 팔고 오리고기도 팔고 부침개랑 튀김도 판다. 국화빵, 도넛, 콩국, 떡볶이도 팔고 돼지껍질, 국밥도 판다. 나는 수많은 먹거리들 중에 아부지를 졸라서 꼭 가는 곳이 있는데 염통꼬치와 어묵, 막걸리를 파는 곳이다. 양념 염통꼬치도 맛있지만 구워서 그 자체로만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새벽시장에서 사 먹어보고 알았다.
염통꼬치 1개에 5백 원, 막걸리 한 사발에 천 원, 어묵 3개에 2천 원이다. 새벽 일찍 일어나 시장 구경, 사람 구경 실컷 하다가 염통꼬치를 안주로 하여 들이켜는 막걸리 한 잔이 든든하다. 이 맛에 새벽시장 오는겨.
초3때 일기. 어렸을 때는 달성공원 하면 동물들을 떠올렸는데 지금은 새벽시장 막걸리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