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nsewick magazine Jul 16. 2023

그림책으로 내 인생의 맥락 찾기

Intro

얼마전에 도서관에 가서 영어 그림책 몇권 빌려 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그림책을 자주 읽어 주셨고 집에 아직까지도 안버리고 남아있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사실 전 요즘도 동화책을 가끔 들춰 봐요. 괜히 마음이 불안하고 괜히 스스로가 초라해질 때 동화책을 읽으면 뭔가 묘하게 저의 혼란을 잠재워 주고 위로 받는 기분이 든달까요?


최근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왕 동화책 읽을 거 영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저번 주말에 집 근처 도서관에서 영어 동화책 몇권을 빌려왔습니다. 여러분, 이런 책 오랜만에 보시죠? 저도 이런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책들이 제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는 사실이 조금 웃겨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영어그림책들




우리에게 그림책은 필요할 수 도 있다.

집에 있는 동화책들, 빌려온 영어 동화책들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왜 그림책, 동화책을 찾을까?' 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어요. 그리고 에디터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혜진 에디터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았어요.


최혜진 에디터님은 개인적인 일로 프랑스에 잠시 살게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언어에 놓여지게 되면서 주류 언어 (프랑스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주류 언어로 된 문화를 쉽게 향유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그림책'을 읽었고 그림책을 읽으면서 쌓여가던 무력감이 점점 사라지는 경험을 통해 성인들에게도 그림책은 효용이 있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한거죠.


나는 누구일까? //

지금 이 감정글은 도대체 뭘까? //

내 자리는 어디일까?//

이 사회에서 나의 역할을 뭘까? //


위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우리는 자기 존재에 대한 무력감을 느낄 수 있고 이 순간에 우리는 생물학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정신적으로 어린아이인 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상 유지'를 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저런 종류의 질문을 아마 스스로에게 하지 않을거에요. 저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일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앞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어른들에게는 잘 읽은 그림 책 한 권이 긴 여정이 헤쳐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어른들에게 그림책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요?


그림책은 어린이를 향하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림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 중 아무도 "사는게 다 그렇지 뭐"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림책은 독자에게 희망을 주려고 존재합니다. 막연한 낙관을 바탕으로 자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피어오르는 원인 모를 감정들에게 정당함을 불어 넣어 주면서  "그래, 살아볼만 한거야"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그런 희망이요.


내 마음에 안착한 그림책 <긴긴밤>




그림책으로 내 인생의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여러분들은 책을 왜 읽으세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책을 읽는 이유를 전달해 볼게요.


일반적인 책을 읽을 때는 이 세상 혹은 내 감정에 대한 실질적인 궁금증, 철학적인 궁금증, 개인적인 궁금증들이 떠오를 때, 혹은 이것들을 제대로 정의하고 싶을 때 이 궁금증을 해소해 줄 책을 직접 골라서 읽습니다.  그리고 궁금증을 나름대로 해소 한 후 조금 더 내 인생에 대한 이해를 높혀서 조금 더 어깨를 핀 상태로 내 인생을 임할 수 있게하는 태도를 주는 것. 한마디로 일반적인 '책'은 우리의 여러가지의 감정들을 조금 명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요.


반면 그림책은 무언가를 명료하게 정의하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림책은 뭐랄까 '위안', '치유'의 영역인 것 같아요. 우리 인간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수단은 문자언어죠. 문자언어와같은 주류질서로 이 세상을 이해하고 싶지 않을 때, 스스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설명하거나 변호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외로워져요. 즉, 생물학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어린아이를 경험하는 것이죠.


그래서 내 감정을 위로하고 무력감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 그림책을 읽고 내 마음 속에 안착한 그림책으로 "그래, 살아볼만 한거야"라는 태도를 주는 것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내가 속한 세상과 나의 감정의 맥락에 맞는 잘 읽는 동화그림책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그림책의 효용입니다.




어릴때 정말 좋아했던 그림책들이에요. 앞으로 성인들도 그림책을 가까이 두면서 그림책의 효용을 맛봤으면 좋겠어요.


나의 삶도 여러분들의 삶도 풍요로워지길 희망하며.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제가 소개할 그림책들이 안착해서 은은한 양초같은 역할을 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이프스타일 감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