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조각들을 담아
절 무력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바뀌는데, 내겐 소식하나 없는 그 사람이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그마저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그 사람은 날 보고 싶지도, 날 생각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냥 나도 더는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러던 다음 날,
기다리던 사람의 메일이 왔습니다.
그저 소리가 좋으면 좋은 대로 너에게 감사하며 살아갈게. 새해 복 많이 받아.
참 신기하죠. 그렇게 다짐했던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오다니요. 아무렇지 않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 다짐을 굳건히 지키려 단단히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별 수 없나 봐요.
메일의 첫 문장에 제 시선을 두자마자 서운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온데간데 없어져버렸거든요.
그냥 좋았습니다. 동시에 메일에 적힌 한 글자 한 글자에 묵묵히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것처럼 보여서 아팠습니다. 그래서 싱숭생숭한 명절을 보냈습니다.
또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기다리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제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네요.
설레서 그날은 도통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면서 저는 행복을 좇아가렵니다. 상대방 역시 힘든 시간 속에서도 매일 행복을 찾고 있으리라 믿으니까요.
절 무력하게 만드는 그 사람이 조금만 덜 아파하고 조금만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본인을 무력하게 만드는 동시에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밤은 본인과 상대의 행복을 빌며 잠을 청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