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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Apr 21. 2024

두부로만 승부, '이김순두부'의 얼큰 순두부와 코다리찜

고독한 먹기행 (94) - 은평구 응암1동의 '이김순두부'

눈 여겨 보던 아구찜 전문점 공략에 실패했다. 금요일이어서인가? 기대를 안고 방문했으나 이른 저녁임에도 만석이 되어 있었는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 다행히 또 한 곳 눈 여겨 보던 곳이 있던 곳이 있으니. 응암동에 위치한 두부요리 전문점 '이김순두부'가 오늘 그 주인공이다.


두부전문점이라니, 참으로 신비로운 가게다. 가게 외관으로 보이는 메뉴는 모두 두부. 메뉴판과 함께 가게의 간판도 습관처럼 살피는데 무슨 뜻일지도 궁금하구나. 이긴다는 건지, 사장님이 이씨와 김씨라던지, 괜히 그 뜻이 궁금해 진다.



※ 이김순두부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1:30 ~ 22:00 / 매달 2, 4번째 화요일 정기휴무

- 테이블식과 좌식이 혼재 (좌식 쪽으로 가는 길로 물건들이 많이 쌓여있어 방문 시 들어가진 못했다.)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한 듯하다.

-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굉장히 길다. 멀리서 오는 이들이 방문하기엔 위험 요소들이 있긴 하다. 

- 단골 위주로 방문하는 듯한데, 모두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안다는 듯 불평없이 익숙하게 기다리는 모습

- 내부가 어수선한 점은 살짝 아쉬웠으나, 정말 제대로 먹은 한 끼 저녁이었다.

- 동네에 자리잡은 두부, 코다리찜 맛집이다.



확실한 건 평범한 맛은 아닐 거라는 확신을 외관을 통해 느낄 수가 있었는데. 메뉴판을 통해서도 느낄 수가 있다. 왠지 모르게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굴순두부와 코다리조림은 메뉴판의 쓰여진 글씨가 살짝 다른 것이 이후 등판한 듯한 모양이다. 굴순두부는 쌀쌀한 계절을 공략한 메뉴 같아 보인다.



묵직한 테이블과 묵직한 의자로 구성된 내부. 테이블은 4인석을 기준으로 5개 정도 있는 듯하고, 안쪽으로는 좌식으로 테이블이 2개 정도 있는 듯했는데, 가게에 적재된 물품들로 들어가 보진 못했다.



등장한 백김치와 열무김치가 기본 찬이다. 정말 희한했던 점이라면 가게에 착석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체감으로는 30분 이상? 그런데, 테이블에 자리 잡은 모든 손님들이 익숙하게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저마다 익숙하다, 잘 알고 있다, 이해한다는 듯 무심하게 앉아 기다리거나 핸드폰이나 신문을 보며 기다리는 모습이 실로 묘한 기대를 들끓게 만들더라. 동네 단골들 위주로 들리는 맛집이구나. 싶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 기다리던 끝에 나온 코다리찜이다. 코다리찜의 경우 콩나물이 들어간 아구찜 비슷한 방식으로 나온다. (조림은 콩나물이 없다.) 콩나물 한 점 크게 집어 넣어보는데. 음, 좋다. 맵기가 조금 있는데, 기분 좋은 맵기. 아구찜에 대한 대체재로 충분히 해소가 되는구나.



서울에서는 소스를 적시듯 얹은 코다리찜을 많이 접해 아쉬움이 있을 때가 많았는데, 함께 어울리듯 쪄낸 점 또한 마음에 드는 요소다. 잘 말린 코다리도 살짝 쿰쿰함이 올라오는 것이 농축된 맛도 참 좋다. 때마침 밥도 갓지은 밥으로 나왔으니, 반찬으로도 제격인 녀석. 반주가 빠질 수 없다.



이어 등장한 얼큰 순두부. 역시. 두부를 직접 만드는 집답게 정통 순두부의 스타일이다. 알갱이가 몽글몽글 피어오른 듯한 두부. 북창동식 순두부찌개와는 다른 칼칼한 신김치 베이스의 김치순두부에 가깝다. 집에서 끓여주던 옛날 순두부의 맛. 응암동에서 초당순두부를 만난 느낌도 든다.



신김치와 조합이 아주 절묘하구나. 자칫 신김치로 뒤덮일 수도 있는 맛을 순두부의 콩물이 적절히 방어해주며 둘이 절묘한 대립각을 선보인다. 시큼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적절한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 그래서인지 국물이 뽀얗고, 은은하게 구수한 맛이 도는게 일품!



기대 이상의 대단한 맛집을 찾은 기분이다. 손님들이 얌전히 음식을 기다리는게 이해가 간다. 인근 주민인 필자는 재방문 의사가 충분한 집. 간만에 땀을 빼고 제대로 먹은 속시원한 저녁이었다.   



고독한 먹기행

긴 시간 기다리는 손님들이 이해가 갔다.

식당을 나가며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대신 '잘 먹었습니다.' 를 말하는 것도 이해가 가고 말이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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