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독한 먹기행 Aug 08. 2024

걸쭉 뜨끈한 우렁추어탕과 추어튀김, '하동우렁추어탕'

고독한 먹기행 (98) - 은평구 녹번동의 '하동우렁추어 역촌본점'

역촌역이 위치한 역촌 오거리를 중심으로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음식점들이 있고 전혀 다른 동네로 빠지는 재미가 있는데, 그중 본서부병원으로 향하는 길. 독특한 삼각지 모양의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면 꽤나 규모 있는 '추어탕', '삼계탕' 등 보양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맘 같아선 본서부병원 한방길이라 칭하고 싶구나.


자, 그중 추어탕. 바로 오늘 소개할 음식이 추어탕인데, 흔치 않은 집임에도 골목에 2개씩이나 자리 잡고 있다. 그 이유라면, 음. 이곳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 아닐까? 근처로 요양원이 많기도 하고, 병원도 인근, 심지어 북한산도 금방인 곳이니 어르신들의 접근성이 좋아 그런 게 아닐까 싶구나.



북한산이 인접한 은평구에 유독 장어와 같은 몸보신 음식점이 자주 보이는 것도 이유다. 역시나 이곳도 들어가면 어르신들의 비중이 꽤나 높은데. 개인적으로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 적절하다 생각되는 곳. 녹번동에 위치한 '하동우렁추어탕 역촌역본점'이다.



※ '하동우렁추어탕'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0:30 ~ 21:00 / 매주 화요일 정기 휴무

   * 네이버 지도상의 정보와 다르다. 필자도 때문에 휴무날 허탕을 친 적이 있으니 위 영업시간을 참고하면 좋겠다.

- 주차 가능

- 테이블식 구조 (공간 벽면 쪽으로 작은 룸, 단체석 등도 보인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추어탕과 솥밥, 메기매운탕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 이동하기 좋은 널찍한 내부 홀의 구조, 1층, 계단이 없는 가게의 문턱까지. 메뉴를 포함해 정말 연로한 분들을 모시고 가기에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이 많긴 하다.

- 전용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 바로 앞, 갓길 주차가 용이해서 인지 기사님들도 자주 찾는 곳인 듯.

- 물론 맛도 상당히 좋다. (추어탕 꽤나 좋아하는 필자인데, 서울 집 중에선 손에 꼽는다.)

- 무엇보다 직접 담그는 김치. 솥밥 한 숟갈에 얹어 먹어도 한 공기가 뚝딱.

- 체인점이긴 한데 도통 어디가 본점인지는 모르겠다.



기술했다시피 역촌역을 기준, 들어가 보자. 조금만 가도 좌측, 우측으로 추어탕 집을 만날 수 있는데, '하동우렁추어탕 역촌점'과 '할머니추어탕 은평점'이다. 필자는 '하동우렁추어탕'을 목표로 방문. 매번 사진과 같은 광경인데 식사 중인 기사님들의 차량, 가게 앞에도 손님들의 차가 주차되어 있기 마련. 은근히 가게 앞 공간이 넓어 주차는 수월한 편인 듯하다. 행여나 가득 차더라도 인근 '은평평화공원 지하주차장'에 대면 비용이 조금 나오지만 여유롭게 가능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다시 맛보고 싶어 두 번이나 들렀으나 날을 잘못 잡아 허탕, 그 끝에 다시 찾은 '하동우렁추어탕'. 한 6~7개의 분점이 곳곳에 있는 듯한데, 도통 어디가 본점인지는 모르겠구나. 합정본점도 그렇고 이곳은 역촌역본점. 뭐 어찌 되었든 들어가 보자.



삼삼오오 모여 식사 중인 손님들. 역시 연령대가 상당히 높다. 추어탕 만한 절친한 보양식이 없기 때문인데.



필자도 자리를 잡고 주문. 추어탕, 우렁추어탕과 추어튀김을 주문했다. 물론 저녁이었으니 소주 한 병이 빠질 순 없었다. 강원도 양양의 뚜거리탕(꾹저구탕)+은어튀김의 조합과 같은 추어탕+추어튀김.


참고로 양양을 기준으로 하조대로 방면으로 향하다가, 바다 인접한 강의 대교 또는 다리를 건너면 뚜거리탕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 또한 별미니 인근을 여행한다면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필자 개인적으로 '추어(鰍魚)'의 추억이라면 외할머니 댁에서 직접 잡은 미꾸라지들을 가져오면 추어튀김을 해주시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구나. 튀김 옷도 많지 않은 미꾸라지 튀김을 독특하게 고추장에 찍어 먹었는데, 지금 떠올려봐도 무슨 조합인지 모르겠으나 상당히 맛있게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뭣 모르던 시절의 전국 종주를 통해 경북, 경남의 경계 어딘가에서 만난 경상도식 추어탕. 평소 남원식 추어탕을 즐기고 익숙한 필자였는데, 통미꾸라지와 맑은 배추 베이스의 추어탕이 나와 심히 당황스러운 저녁을 홀로 보낸 것도, 웃픈 추억이다.



그래도 지금도 필자의 취향은 전라도식 추어탕, 이곳 '하동우렁추어탕'의 상호는 경상도지만 우렁이 녀석만 하동의 우렁각시인가 보다. 남원식 추어탕과 흡사하다. 자, 익숙한 들깨가루와 산초가루 통도 있으니 기호에 따라 첨가하면 되겠다.


솥밥이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은 조금 걸리는데. 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보양식 추어탕 솥밥 한상 완성이다.



배추김치, 깍두기, 오징어젓, 숙주나물의 기본 찬도 함께 나온다. 저 중에서도 저 갓 담근 듯한 배추김치. 꽤나 일품이다.



국물 맛 역시. 좋다. 개인적인 평으로는 바로 근처의 '할머니추어탕 은평점'과 비교했을 때 '하동우렁추어탕'의 압승이다. 양도 보다 많은 느낌인데, 무엇보다 국물의 깊이가 다르다. 심지어 솥밥의 밥향도 훨씬 좋은데. 이곳 추어탕이 필자의 취향에 상당히 부합한다.



나름 필자만의 먹는 방식이 있는데, 솥밥을 그릇에 담아두고 추어탕 국물을 몇 숟갈 음미.



덜어낸 솥밥은 처음엔 오로지 김치로만 승부한다. 그래도 되는 김치와 밥이다. 정말 맛있는 김치와 윤기나는 솥밥의 한 숟갈 조합. 덜어낸 한 그릇의 밥이 금세 사라지는구나.



이후 다시 추어탕에 집중하다가 솥에 부어둔 눌은밥과 함께 추어탕을 즐기는 방법. 참 좋구나.



이어 미꾸라지 튀김 小짜도 적절하게 등장했는데, 양은 조금 아쉽다. 바로 취향껏 산초가루를 튀김 위에 슥슥 뿌려주는 필자다. 나름의 튀김 풍미가 더욱 좋아진다. 이것을 어떻게 그 옛날엔 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것인지. 외삼촌 따라 먹었던 그 투박한 미꾸라지튀김. 잊혀지지가 않는구나.



여하튼 간 참 잘 먹었다. 한 그릇 뚝딱. 튀김까지 더해 흡족스러운 포만감이다.



얼마 전 방문했던 아차산에도 있다는데 추어탕의 리듬을 타기 좋은 맛집.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시길 바란다.



고독한 먹기행

집 근처 맛있는 추어탕과 추어튀김이라니.

암만 생각해도 양파 같은 매력의 은평구와 역촌동이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작가의 이전글 참치 뱃살과도 같은 마블링의 숙성 목살, '구로돈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