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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개비꽃 Aug 15. 2023

가려나

                 

수척해진 얼굴에

창백한 양 볼

초롱초롱하던 눈망울은 흐릿하고 

힘없이 처진 머리카락은

옥수수수염처럼 까칠하네     

아직 마지막 미련이 남았으련만    

무슨 죄인처럼

고개 숙인 채 어깨를 움츠리네     

붙잡고 싶어도 돌아보지 않으니

그냥 이대로 가려나  


있는 힘, 없는 힘 다 모아 

처자식 살리려 피곤해진 몸을

이젠 빛바랜 객차에 싣고 

보스락보스락 짐 챙겨 

떠나갈 채비를 서두르네 

그 초롱초롱하던 두 눈을

감으려 하네           

                        2023,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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