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차차차>
치과의사 혜진은 환자들에게 과잉치료를 권유하는 원장에게 화가 난다. 할 말은 꼭 하는 성격 탓에 홧김에 혜진은 냅다 병원을 그만둔다. 그리고는 그날 술을 왕창 마셔 원장에 대한 험담을 커뮤니티에 올린 혜진은 지원하는 병원마다 떨어지게 된다. 어지러운 마음을 안고 혜진은 어머니 기일에 어릴 적 어머니와 같이 자주 가던 바닷가인 공진에 가게 된다. 거기서 운명의 장난인지 혜진은 서울에 돌아가려는 데 자꾸만 발목이 잡혀 돌아가지 못한다. 비싼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지 않나, 신용카드도 먹통이 되고, 자동차에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게 공진에서 혜진은 ‘홍반장'이라고 불리는 두식을 만나게 된다. 그의 뛰어난 사교성과 털털한 성격에 꼼꼼하고 까탈스러운 혜진은 처음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기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게 되어 공진에서의 개원을 결심한다. 그렇게 공진에서 살게 된 혜진. 자신과 전혀 다른 두식을 점차 받아들이게 되고, 공진의 삶에 적응하게 된다.
서울에 갔다 오는 혜진이 자신의 모습에 변화를 느끼면서 두식을 좋아하게 된 것을 눈치채며 바로 공진으로 홍반장에게 달려가는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고 마음이 뭉클했다.
나는 다름에 대하여 너무 낯설고, 받아들이는 것에 피로를 느끼곤 했다. 혜진이 서울에서의 편안하고 체계적인 생활을 살아가다가 공진에서의 조금은 불편하고 느린 생활을 살게 된 모습을 보면서 나는 혜진이 참 용감하고 멋져 보였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을 끊임없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다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진 사람들은 서로를 많이 의지하고 있다. 물론 사이가 좋은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사랑과 정은 여전히 그들에게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언제부턴가 불신이 가득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서울의 삶에 익숙해진 혜진에게 공진은 정말 미지의 공간이고, 적응하기 어려운 곳이었지만, 그곳의 사람들의 정과 사랑으로 뾰족뾰족한 혜진을 부드럽고 둥근 사람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정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를 완성시키는 것은 나의 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다. 나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것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의 상황들에도 당황하지 않고 덤덤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 말이다. 이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에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치는 용기를 가져야겠다.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던 것 같은 혜진과 두식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 드라마처럼 나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사진출처 : tvn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