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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설 Oct 06. 2024

 #3 미래의 발견

소설 연재

#3 미래의 발견




  

  2040년, 인공지능이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든 시대. 사람들은 AI와 함께 살아가며, 다양한 편리함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인간의 감정과 소통이 점점 사라지는 듯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서울의 한 작은 학교에서는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소희는 이 학교의 교사였다. 그는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법을 가르치고자 했다. 소희는 매주 독서 시간을 마련하고, 학생에게 다양한 책을 추천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전 문학과 철학 서적을 강조했다. 

  “책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야.”라고 소희는 늘 강조했다.

  어느 날, 소희는 반 학생에게 한 권의 책을 소개했다. 바로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였다. 이 책은 사랑과 배신, 그리고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다루고 있었다. 소희는 학생에게 이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와 데이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그러나 소희는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안나의 선택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그 감정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소희의 질문은 학생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기회를 제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은 독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서를 통해 그들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정보가 아닌, 인간만의 고유한 감정과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과 독서의 힘을 강조했다. 독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인간답게 성장할 수 있어.”라고 소희는 늘 학생에게 말하며 수업을 마쳤다.

  소희는 학생이 독서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이처럼, 독서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닌, 인간다움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소희는 믿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과 소통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독서를 통한 교육을 이어가기로 했다.




                                                                                      *




  도시의 가을 하늘은 항상 흐리고 빛이 희미했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세상에서 사람은 감정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무표정으로 가득했고, 대화는 기계적인 언어로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서울의 한 구석에 위치한 작은 서점 ‘감정의 공간’은 그런 분위기와는 달랐다.


  서점의 주인인 재현은 감정의 중요성을 믿으며,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했다. 소희는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서점에 자주 들렀다. 여름 방학 동안 참여자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매달 한 번 글쓰기 워크숍을 열어 참여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게 했다. 그날도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있었다. 대부분은 처음에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러분 각자의 감정을 기록해볼 거예요. 어떤 기분이든 상관없습니다. 슬픔, 기쁨, 두려움, 사랑… 무엇이든 마음속에 있는 것을 적어보세요.”

  참석자 중 한 명인 회사원 수진은 조심스럽게 펜을 들었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맞추려고 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만 했다. 하지만 소희의 말에 용기를 얻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내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잊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오니, 그 감정을 다시 찾고 싶어졌다.”

  그의 글은 점점 길어졌다. 자신이 잊고 있었던 기쁨과 슬픔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마음의 짐이 조금씩 덜어지는 것을 느꼈다. 다른 참석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 안에서 위로를 찾았다.


  워크숍이 끝난 후, 재현은 참가자에게 한 권의 노트를 나누어 주었다. “이 노트는 여러분의 감정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언제든지 마음속의 이야기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나중에 이 노트를 서로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 매일 소희는 이 노트에 자신의 감정을 기록했다. 어느 날, 그는 노트를 펴고 새로운 결심을 했다. “나는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겠다. 나 자신을 찾고 싶다.” 그리고 그는 노트를 가지고 서점으로 돌아갔다. 서점에서 소희는 다른 사람과 자신의 노트를 나누었다.

  “이건 제가 느끼는 것을 담은 기록이에요. 여러분도 당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안에는 결단이 담겨 있었다. 다른 사람도 소희의 용기에 감명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작은 모임은 점점 커져갔고, 서점에서 서로의 감정을 나누며 진정한 소통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감정의 기록은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사람 간의 연결을 만들어주었다. 도시의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나누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AI 비서와 함께 일하고, 자율주행차를 타고, AI가 추천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하며 살아갔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교육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얽매여 있었다.


  초록이 여문 봄날, 학교에서 미래 교육 포럼이 열렸다. 하늘은 서울의 유명한 인공지능 교육 연구소에서 일하는 교육 전문가였다. 그는 교육이 AI의 도움을 받아 더 혁신적이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대다수의 학교가 여전히 낡은 커리큘럼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늘은 "미래 교육 혁신 프로젝트”라는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이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학생이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였다.

  “AI는 학생의 개별적인 필요를 이해하고,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할 수 있어요.” 하늘은 소희에게 설명했다. 

  “우리가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학생은 더 이상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탐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아이디어는 학교 측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현재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말했다.

  하늘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학생이 실제로 이 방식을 통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해요.”

  하늘은 몇몇 자원 학생과 함께 소규모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AI 학습 플랫폼을 활용하여 학생이 자신의 관심사와 목표에 맞는 주제를 선택하게 했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예요,” 하늘이 말했다. 

  “여러분의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해보세요.”

  학생은 각자 흥미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AI는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그들의 학습을 지원했다. 하늘은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큰 기대감을 느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반장인 민서는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이 중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AI의 도움을 받아 학습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요?”

  “AI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대체할 수는 없어요. 이 과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나 인간다움을 고민해야 해요.”

  그날 이후, 하늘은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탐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반기 교육에 하늘은 '인간다움'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추가했다. 이 수업은 학생이 AI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윤리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요?” 하늘이 물었다.

  “우리는 더 많은 공감과 이해가 필요해요.” 한 학생이 대답했다. 

  “AI는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감정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맞아요. 우리가 AI를 활용하는 방법은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반영해야 해요.” 하늘은 그 말에 깊이 공감했다.


  하늘의 프로젝트는 점차 학교 전체로 퍼져나갔다. 다른 교사도 AI를 활용한 수업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학생은 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주체가 되어 학습할 수 있어요.” 민서가 말했다. 

  “AI가 도와주니까 더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하늘은 이러한 변화를 보며 기쁨을 느꼈다. 학생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그에게 큰 보람이었다.


  추후 하늘은 교육 혁신 프로젝트가 확산되어 교육 현장에서 AI를 활용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학생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의 수집자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주체로 성장하고 있었다.

  “우리는 기술과 함께 나아가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가 만든 이 변화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랍니다.”

  하늘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AI 시대의 교육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우리는 빛의 속도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해.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니까.” 하늘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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