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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국DPT May 08. 2023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다 캐나다로 간 이유

체류 신분, 영주권, 그리고 편입, 결국엔 캐나다였다. 

유학이야기 01

나는 학업과 직장생활까지 포함해 올해로 해외생활 14년 차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새로움이라는 것에 홀려 마냥 신날 줄만 알고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올랐던 미국행 비행기, 그때가 2006년 여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해외생활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내가 여태까지 경험했던 해외 국가들을 나열해 보면, 미국, 캐나다, 그리고 영국으로, 영어권 나라들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 세 나라에서 해외생활을 경험했고,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나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3년과 대학과정 4년 중 2년을 마치고 향수병과 유학생으로서 진로에 대한 방황을 심하게 겪을 때쯤, 군복무를 핑계로 한국에 돌아와 입대를 하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군대생활이 나에게는 꼭 필요했던 성장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뒤, 내가 결정한 곳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


왜 미국이 아니고 캐나다였을까?


오늘은 내가 9년 전에 왜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캐나다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벌써 9년이나 되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지만. 


내가 미국이 아닌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그중 첫 번째는 그때에 미국에서 졸업하면 주어지는 1년의 OPT 기간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과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거기에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을까? 취업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정말 많이 컸었던 것 같다. 주변 유학생 친구들도 한국으로 돌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에 반면, 캐나다에서 학사학위 이후에 주어지는 Post-graduation work permit (졸업비자)는 기간은 3년이었다. 편입과 졸업 후 체류 기간을 생각했을 때, 적어도 5년 이상은 체류할 수 있는 캐나다는 나에게 훨씬 더 현실적인 선택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 이유도 사실 같은 맥락인 것 같은데, 솔직히 나에게 미국은 '영주권이 그려지지 않는 나라'였다. 아무래도 내 주위에 그런 케이스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을까? 그래서 미국은 언제나 체류 신분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나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전에 체류 신분에 대한 아픔이 있었기도 했었고. 그에 반면, 캐나다는 졸업 후 1년 정도만 풀타임으로 일하면 충분히 영주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영주권까지 취득할 수 있다면, 내가 그곳에서 정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니까. 그렇게 캐나다는 나에게 해외 정착이라는 꿈을 처음으로 준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내가 새롭게 선택한 진로에 있다. 사실 미국에서는 겁 없이, 현실감 부족하게 그저 '의대에 가고 싶다'라는 막역한 욕심으로 Biochemistry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이 진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대학교 생활 1년만에 사라졌었다. '유학생으로서 미국 의대에 간다?' 지금 생각해도 나에겐 그저 꿈 같은 이야기로만 여겨진다. 그래서 군복무 기간 동안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다 운동/재활이라는 분야에 매료되어 Kinesiology라는 학과를 알게 되었고, 그 와중에 캐나다에서는 Kinesiologist라는 운동, 재활 치료사라는 전문 직종이 존재한다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후 자연스레 캐나다에서 Kinesiology 운동학을 배우는 것이 나의 새로운 학업 목표가 되었고, 그러던 중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Simon Fraser University의 운동학과로의 편입은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로 다가왔던 것 같다. 


결국 이렇게 체류 신분의 안정성, 해외정착(영주권)에 대한 바램, 그리고 재활 전문 치료사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와 함께 선택한 편입이, 나를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 향하게 만들었고, 이 결정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 선택한 결정이 되었다고 벌써부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캐나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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