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망심리 Jun 04. 2023

그녀를 이해할 수 없어요

마망심리 사례 7

살다 보면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다. 다음의 경우는 남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특이한 당황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여학생이 한 남학생에게 자신의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 남학생은 그 여학생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여학생은 계속해서 남학생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런 관계를 주변 사람들도 다 눈치를 챌 정도였다. 계속해서 여학생의 애정공세가 이어지자 남학생이 여학생을 눈 여겨 보기 시작했고 마침내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다. 여학생에 대한 호감이 생기게 된 남학생이 큰 결심을 하고 여학생에게 다가가서 한 번 만나자고 요청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순간, 그녀는 그의 뺨을 때리며 어디 감히 너 따위가 나를 만나려 하냐는 말을 던지고는 사라졌다. 


여학생은 자신이 관심을 가진 남학생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가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게 되자 그를 거부해버렸다. 이것은 무슨 상황이고, 그녀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그녀는 왜 그를 거부한 것일까? 그녀는 히스테리일 가능성이 높다. 히스테리 증상의 특징 중 하나가 <결핍을 욕망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불충족의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남자에게 계속해서 호감을 표했지만 남자가,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되는 순간에 그녀는 그를 거부한다. 그녀는 충족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루이스 브뉘엘(Luis Bunuel) 감독의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Obscur Objet du désir)>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부유한 남자 주인공은 하녀인 여주인공을 사랑한다. 돈으로 그녀를 유혹하여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려고 다방면으로 무진 애를 쓰지만 그녀는 번번히 거절하고 피한다. 그녀는 줄 듯 줄 듯 하면서 그에게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남자는 각고의 노력 끝에 그녀를 침대로 데려가는 데 성공한다. 

브뉘엘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 중 한 장면

하지만 이불 속에서 그녀의 몸을 더듬다가 깜짝 놀란다. 그녀가 끈으로 촘촘하게 여러 겹으로 묶은 거들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것을 하나하나 풀려고 하지만 이미 남자는 풀이 죽어 침대 끝에서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녀가 남자를 유혹하지만 그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을 남자에게 주면 남자가 싫증을 내고 자신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를 계속해서 지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향락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지배는 향락의 포기>라는 명제가 나온다. 그녀는 그를 좌지우지하면서 지배하는 반면, 자신의 욕망은 불충족의 상태로 놔둔다. 


이런 히스테리 증상은 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히스테리와 같은 구조로 욕망이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책상이나 서랍을 정리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서랍 정리는 시험기간이 끝나고 하면 되는데 굳이 시험기간에 정리를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시험을 망친다. 히스테리증자처럼 자신의 욕망을 결핍의 상태로 두면서 결핍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작가의 이전글 사촌이 논을 사면 왜 배가 아플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