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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퍕 Jun 02. 2024

K-웹툰은 일상의 오아시스다

아침을 먹고, 열심히 선풍기를 꺼내어 청소하고 있는 남편에게 물었다.

"만약에, 자기의 유년 시절에 만화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여차의 고민도 없이 남편은 바로,

"음.. 사막에 오아시스가 없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렇치! 무릅을 탁 쳤다! 정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만화는 지금도 그렇지만, 디지털기기들이 없던 80~90년대는 더욱 더 그러했다.

위로와 감동과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던 그런 삶의 오아시스였다.


우리의 인생에 만화가 없었다면, 얼마나 심심 무쌍했을까. 어릴 적, 보물섬 나오면 학교에서 돌려 보던 일! 신문마다 조그맣게 나오는 네 컷 만화를 찾아보던 일!

나는 소심해서 만화방 문지방을 넘어 본 적은 없지만, 그 곳의 만화책들이 늘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 시절 동네마다 만화방도 번창했다.

요즘은 드물게 가끔 보물찾기 하듯 해야만 보이지만.... 굳이, 만화방을 가지 않더라도 휴대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작가들의 K-웹툰을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제 국립중앙도서관에 '이현세의 길' 특별전에 다녀왔다.


1983년에 발표된 이후, 만화는 물론이려니이와, 영화, 드라마로도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열혈 야구만화! "공포의 외인 구단"의 작가! 이현세! 그 이후로도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이현세 대작가님의 작품들에 비해 큰 전시장은 아니었지만, 아담해서 또한 꼼꼼하게 구경하기에 좋은 전시였다.

출처 : 국립중앙 도서관, '이현세의 길 특별전' - '경주 만화방'



힘든 시절
쌀밥 한 그릇  탐내듯
매일  만화를 그렸다.

그런 간절함으로 그린 50년간의 빛나는 업력은, 마침내 전설이 되었다.


명작들이 탄생한 이현세 작가님의 요람인 서재도 구경하고, 공포의 외인구단 캐릭터와 그 옛날 잡지, 만화책들도 구경했다.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이긴 하나, 압축된 작품들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옛 잡지들이 그때 그시절의 추억들을 새록 새록 소환했다.


게다가, 이현세 작가님의 4천여권 분량의 만화책을 딥러닝한 AI로봇이 관람객들의 캐리커처도 그려준다. 그림 그리는 동안 주고받는 대화 또한 유창하다.

아~  한 땀 한 땀 그리며, 지우고,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그리던 그림들을...

이제는 AI가 순식간에 별 고민 없이 그려 주는 시대가 된것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딜레마도 잠시...다 그렸다고 캐리커처를 건넨다.


완성된 캐리커처를 받아 보니, 딥러닝의 효과인지, 약간 이현세 작가님의 갬성이 느껴지긴 했다.

출처 : 국립중앙 도서관, '이현세의 길 특별전'- 'AI캐리커처'


남편의 꿈은 나중에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슬리퍼 끌고, 동네 만화방으로 출근해서 그곳에서 컵라면 먹어가며 하루 종일 만화를 보다가, 해지면 집에 오는 거라고 종종 이야기한다.

만화를 볼 적마다,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만화가 좋아지고 있다.


만화, 웹툰은 추억이고, 행복한 입안 가득 달달한 왕사탕 하나를 품은 느낌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세상에서, 잠시 오래된 그때, 그시절, 아날로그 추억을 되새김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7/31까지 아직 2달여 전시기간이 남았으니, 열혈만화 독자들께선 다녀 오심도 좋으리라.


더불어, 우리 만화계의 걸출한 거장들의 이러한 전시회들이 여러 곳의 무대에서, 자주 만나 볼 수 있기를 바래어 본다.




#K웹툰전설의시작 #이현세특별전 #AI캐리커처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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