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다만 그리 나쁘게 볼 것도 아니다. 이것이 이 영화에 대한 짧고 간단한 내 소견이다.
1편에서 보여준 타이트한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고, 초반부, 어설픈 유머코드나 깔끔하지 못한 대사, 극의 흐름은 류승완에 대한 실망과 더불어 졸작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정해인의 활약은 영화를 궤도 위로 끌어올리는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해주었다. 본편 배우들보다 새로 영입된 배우들, 특별히 미남 빌런 정해인이 다 한 영화이다. 그의 눈빛 연기는 소름이 돋는 쾌감 그 이상이었다. 그저 잘생긴 배우가 아니라, 비주얼까지 좋은 대단한 연기파 배우이다. 그를 캐스팅한 것은 이 영화가 존재해도 괜찮다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신의 한 수였다. 1편보다 나은 속편은 분명 아니지만, 배우 정해인의 진가를 알려준 의미 있는 영화이다. 류승완이 그래도 꽤 괜찮은 감독인 건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