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라이너 호넥 &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ㅣ전주 공연
2.8(토) / 15:0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Violin/ 라이너 호넥 (Rainer Honeck)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
(Kammerorchester Wien-Berlin)
F. MendelsshonㅣString Symphony No.10 MWV N10
W. A. MozartㅣViolin Concerto No.4 K.218
J. HaydnㅣSymphony No.59 Hob.I:59 "Fire"
W. A. MozartㅣSymphony No.29 K.201 (18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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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 작품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 이들의 소릿결은 전반적으로 웜톤(warm - tone)이었다. 나긋나긋하면서 깊고 고풍스러워 빈필-베를린필 조합이지만, 빈 스타일에 가까웠다. 빈필 악장인 라이너 호넥이 음악감독인 이유도 크다고 하겠다. 거대한 모악당의 흩날리는 홀톤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이들 연주는 제법 밋밋하고 심플했다. 지나치게 온도가 높은 현악군 사운드는 '빈필 스타일의 실내악적 변형' 같은 느낌이었다.
악장 라이너 호넥 협연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은 그들만의 성향이 더욱 두드러졌고 호넥의 바이올린은 새처럼 지저귀다 전제 앙상블의 따스한 온도에 힘을 잃었다. 정교하고 깔끔한 해석이 모차르트 음악의 정답은 아니다. 다만 이들만의 음악세계가 지닌 단면을 확실히 각인시켜 준 순간이기는 했다.
후반부 <하이든 교향곡 59번>은 중반 악장 이후 빈 금관-목관 고유의 사운드가 귓가를 즐겁게 했다. 국내 악단에서는 결단코 나올 수 없는 빈의 소릿결임은 분명하다. (금관과 목관은 모두 빈필 단원이다)
마지막 <모차르트 교향곡 29번은> 영화 "아마데우스" OST로 각인된 작품인 탓에 1악장 내내 영화 장면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적어도 모차르트에선 화끈하고 결단력 있는 앙상블을 기대했으나 이들의 연주는 고혹적인 정교함과 함께 시종일관 나른한 살롱 풍의 앙상블을 들려줬다. 이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면 그다지 할 말은 없지만, 음악의 진폭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음색의 변화가 옅다는 것은 현대의 음악 해석 흐름에 있어 대단히 보수적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청중들의 많은 박수와 환호로 다시 무대로 돌아온 그들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폴카 두 곡을 선사하며 분위기를 돋궜다. 그러나 나는 앙코르 연주에서조차 드라마틱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어 그들의 정체성의 확고함에 결국 항복해야만 했다. 공연장에서 깊은 외로움을 느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내 좌석 주변에 포진한 각양각색의 관크에게도 너그럽게 모른 척해야만 했던 것은 바로 그 숨 막힌 고독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