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J. Brahms
Symphony No.1 Op.68
Herbert von Karajan - Berliner Philharmon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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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erPhilharmoniker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필하모닉 <브람스 교향곡 1번> 1987년 디지털 레코딩은 중학생 시절, 성음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던 음원이다. 이 음반을 다시 입수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토록 간절했던 연주를 이 순간, 이렇게 만날 수 있음이 새삼 감격스럽다.
1악장 서주부터 온몸을 휘감는 거대한 총주는 명불허전이다. 그들만의 뜨거운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빈틈없이 공간을 가득 메우는 음향의 거센 파도는 카라얀과 베를린필의 농밀한 음악성을 오롯이 담아낸다. 디지털 음향만의 공간미와 세련된 음질은 과거 아날로그 레코딩의 아우라를 훌쩍 뛰어넘어 강한 충격을 안긴다.
2악장의 바이올린 솔로는 이 연주만큼 가슴 시린 연주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과거의 내 기억 속에 이들의 브람스는 천상의 소릿결이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들어보니 당시 내가 너무나 강렬한 환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착각은 아니었음을 확실히 깨닫는다. 이 연주만의 최대 강점인 날렵한 음장감과 황홀한 울림을 분명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3악장 역시 단단하고 감각적인 앙상블로 승부한다. 달리 흠을 잡을 곳 없는 강력하고 두터운 사운드는 짜릿함을 넘어 대단히 쾌락적이다.
4악장 피날레는 내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던 가슴을 때리는 광활함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금관의 장엄한 울림을 잇는 홀연히 울리는 플루트의 아련한 선율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이후 등장하는 환희의 주제부가 형언할 수 없는 감격을 전한다. 혼신의 힘을 다한 코다는 처절하고 장렬하다. 이토록 확고한 충격과 전율을 전하는 연주도 그리 흔치 않다. 확신과 결의에 찬 투쟁적인 연주는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영원불멸의 명반으로 기억된다. 카라얀의 <브람스 교향곡 1번>은 브람스 연주의 기준점으로서 손색이 없는 빛나는 명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