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나눔과 새 가족 모임

중년백수 일기

by 일로

새 가족순을 맡고 드디어 오늘 첫 부부가 와서 모임을 가졌다.

오늘은 새 가족이 없는 줄 알았지만, 예행연습을 하자며 다과를 준비하고 자리를 잡아 놓을 수 있었다.

갑자기 새로운 부부가 우리 교구에 배정되었다는 소식에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배 후 첫 순모임과 기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목사님 설교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그런 마음을 아셨는지 친한 집사님 부부와 장로님까지 함께 해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다.


새 가족 남편분이 교회를 처음 오셨다는 말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교회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과

거부감들도 너무 공감되고 은혜롭게 들렸다. 이렇게 교회를 오래 다녔으면서도, 이 정도의 믿음 밖에

없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렇게 나를 쓰려고 이 자리에 갖다 놓으셨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같이 내가 원한 곳에 불러 주시고, 사람들을 보내 주시는 손길이 느껴졌다.

아무리 우연이라 변명을 해봐도, 너도 이제 염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 드디어 마리아전도회 김장 나눔 행사가 끝났다.

며칠 전부터 교회 발달장애우들을 위해 김장을 준비하고, 포장할 용기와 선물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내는 집 정리와 음식들을 준비하느라 신경을 써 힘들었는지, 다 끝난 후에 너무 흡족해하고

뿌듯해했다. 다들 즐거웠다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아내가 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부터 카페로 나가 밤늦게 돌아와 밝게 웃어주는 아이들도 고마웠다.


이렇게 정신없이 한주가 또 지나갔다.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준비하고 희생한 만큼, 똑같이 나에게도 기쁨과 보람이 찾아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여 나에게 공허함과 무료함이 찾아온다면, 나와 남을 위해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아내의 믿음과 결단으로 새로운 도전과 경험들을 하고 있다.

그동안은 가벼운 마음으로 교회에 다녔는데, 왠지 이제는 복장과 언행을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비록 믿음은 작을지라도 부어 주시는 은혜만큼은 크게 감사하며 살자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