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브런치 부부싸움 2024년 9월 16일
오늘은 추석 전날이다. 점심때 강남역 식당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삼 형제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즐겁게 식사를 한 후 돌아와 내일 우리 집에서 있을 처가 모임을 준비했다. 장을 보고 집 정리도 한 후 '
오후 늦게 아내와 집 앞 스타벅스에 나가 수다를 떨다가 말다툼을 벌이고 말았다.
아내는 내가 블로그 쓰는 것도 탐탁지 않아 했지만, 올해 쓴 "앞집 부부의 행복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주는 것은 끔찍이 싫어했다. 내가 지인들 모임에 가서 주려고 하면 아내가 펄쩍 뛰는 바람에 자제를 해야 했다.
글 쓰는 것까지는 좋은데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우리 사생활이 노출돼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런 논쟁 끝에 지금 연재하고 있는 브런치 스토리도 싫다고 하였다.
내가 아내 핸드폰에 구독을 눌러 놓아 자꾸 내 글이 떠서 읽어 봤는데, 잊혔던 싸운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지난 감정들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자신은 쿨하게 지나갔던 일들인데, 내가 그런 감정들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그럼 구독 취소하거나 연재를 멈춰야 하냐고 물으니 브런치 스토리에 기록만 남기고 책은 내지 말라는 것이다. 알았다고 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뭔지 모르게 서운했다. 못난 내가 좋은 아내를 만나 살아온 이야기가 난 그다지 부끄럽지 않은데 아내는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터라 화내지 않고 아내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었다.
아내는 조금도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우리들 가장 깊은 치부까지 글로 쓰려하니 신경이 쓰이나 보다. 아내가 이렇게 마땅치 않아 하는데 계속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내의 투정과 싸우지 않고, 내 갈길을 향해 가다 보면 언젠가 행복했던 소풍이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