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주하는 데이비드 호크니
즐거운 예감(주)을 통해서 나는 지금 그림을 통한 예술 감성에 눈을 뜨고 있는 중이다. 스스로 그림 전시회를 찾아가고 길을 가다 보이는 갤러리에 무작정 들어가서 작품을 보기도 하고 평소엔 스쳐 지나가던 미술관을 찾아서 가보기도 한다. 예술이 어떻게 사람의 감성을 터치하는지 그림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그림을 그리지는 못하지만 즐길 수는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야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림 한 점이 만들어내는 사고의 전개는 예측할 수 없는 감성의 세계로 인도했고 그곳에서 나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오늘 내가 바라본 세상은 전혀 새로운 세상이었고, 그 세상을 내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였다. 그의 세상을 보기 위해 나는 고덕동에 있는 라이트룸 서울로 향했다.
대부분의 그림과 사진은 사각틀속에 갇혀있다. 인류는 왜 이토록 사각프레임 안에 세상을 가둬 놓고 있을까?
사각의 프레임을 벗어난 새로운시각!
오랜 통찰력과 창조적 시각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사물을 바라볼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색상이 감동이고 봄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라면 이 세상은 얼마나 환희로 가득 차있는 건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1937년생 현역인 노작가는 아직도 그림을 그리는 일이 자신을 설레게 한다고 말한다.
60년의 세월동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건 그가 그림 그리기를 즐겼기 때문이리라.
겨울이 끝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식물들을 그는 솟아오르는 식물로 그림을 그렸다.
꿈틀거리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작가는 늘 관찰한다. 진심으로 자연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자연을 관찰하는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작가는 섬세한 감정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변화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과감한 색상과 터치로 표현했다. 자연의 색상을 바라보며 표현한 캔버스엔 즐거움과 기쁨과 환희가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림을 바라보는 내 눈동자엔 자연이 한가득 들어차 오른다.
작가는 사진은 시간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집중하고 사진은 한순간을 포착한다는 한계점을 깨닫고 사진을 새로운 형식으로 조합함으로써 하나의 사진 작품에 한순간의 포착이 아닌 여러 시간이 존재하게 함으로써 사진이 가진 시간성의 부족을 해결해 내는 창조적인 생각을 해냈다. 바로 작가의 천재성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늘 수동적으로 만족하며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한 우리들이 작가의 새로운 시도로 태어난 사진 작품들을 보면서 깨닫는 바는 크다. 오로지 한 사물을 바라보며 오래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다다른 생각들이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고 예전에 없던 창조적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각의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고 밖으로 뻗어나간 사진 한 장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일시에 부수어버렸다.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탁월한 능력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예술가는 그 자연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내는 창조자란 생각이 든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세상, 한 번도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예술가들은 창조해 내는 것이다.
오로지 열정과 끊임없는 관찰을 통해 새로운 세상의 통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든 인간이 두 눈으로 세상의 모든 사물들을 바라보지만 심리적으로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에 같은 사물일 수 없는 것이다. 무엇이든 오래 바라보며 깊이 관찰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다르게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건 노작가와 나태주의 시선이 동일 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한분은 글로 한분은 그림으로 그래서 예술은 서로 통하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