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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디 Nov 20. 2024

별 것 아닌 걸로 별난 크리스마스 만들기

[프롤로그] 현생낭만

설거지가 쌓여있다. 읽을 책도 쌓여있다. 빨래가 밀려있다. 연재할 글도 밀려있다. 저녁 반찬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왜 엉뚱한 걸 만들고 있을까.


집구석에 굴러다니는 것들로 툭하면 무언가를 만든다. 문득 재미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요리조리 꼬무락거려 본다. 어디 내다 팔 것도 아니고, 딱히 쓸모가 뛰어나지도 않은 것들. 영양가 별로 없다.


오래된 원목 책상은 분명 양팔을 쫙 벌린 너비인데 고작 한두 뼘 공간만 나무색을 보여주고 있다. 아슬아슬 책탑과 끈적한 머그컵, 별의별 잡동사니가 메우고 있네. 인스타에 올릴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이리 치우고 저리 앵글을 잡아가며 부끄러운 것들을 프레임 바깥으로 보낸다.


의자에 무릎을 걸치고 서서 인스타 감성컷을 찰칵거리다가 몸을 돌려 시계를 보았다. 미룰 만큼 미뤘다. 쌀을 씻어야 한다. 나를 보았다. 이러고 싶었구나. 발을 딛고 의자에 높이 올라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하고 싶은 게 많아도 이렇게 많구나.


차마 선명하게는 못 보여드림 @HONG.D

  



건만이가 건순이에게 묻는다.

“건순아, 너는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 뭐 받고 싶어?”

“나? 아직 모르겠는데? 오빠는?”

“응, 나는 그냥 산타할아버지가 무얼 주시나 지켜볼라고. ”

응큼한 녀석.


건만이가 애미에게 묻는다.

“엄마, 올해는 크리스마스트리 언제 꺼내요?”

“글쎄, 아직 11월인데? ”

“아, 작년에는 이맘때 일찍 꺼냈었거든요. ”

아드님, 원하는 게 뭐냐.


11살 건만이의 시커먼 속이 훤히 보인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 지나면 다음 이벤트는 크리스마스 맞지. 암만. 너도나도 미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설레어보자꾸나.




+덧마디

별 것 아닌 걸로 별 것을 만드는 게 디자인의 매력이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별 것 아닌 별 것들을 만들고 끼적여 볼게요. 실력보다 취향을 존중합니다. 손쉽게 구경하시고 슬쩍 따라 해 보셔도 좋아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선물을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이나 스스로에게 건네보는 거예요.


이게 뭐야. 별 것 없구만 하실 수 있어요. [별별크만] 별 것 아닌 걸로 리스마스 들기는 크리스마스까지 속닥거릴게요. No잼 No댓 No핫 이어도 메리 크리스마스니까.

별별 현생에서 굳이 낭만을 끄집어내 보자구요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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