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엠티의 밤이 깊었다.
하루종일 무엇인가를 찾았다.
사람들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게임도 하고
나도 사이다를 마시고, 노래하고, 춤은 추지 않고, 게임은 잘했지만
그 밤에
한 사람이
마지막 배를 타고 왔다.
기적처럼
나는 지아비를 기다리며 노래를 지었다는
백제의 어느 여인처럼
오래도록
기다렸던 지아비가 온 것처럼
다소곳이 물었다.
밥은?
그리고 먼 길 온 사람을 위해
소박한 밥상을 차렸다.
사람들 웃고 떠드는 소리가 멀리에서 들리는데(실상 멀었던 것은 아니지만)
둘은 마주 앉아
그 사람은 밥을 먹고
나는 그냥 멀뚱멀뚱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