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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구두를 신은
Jan 31. 2024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던
경영학과 재원이
중어중문학과 이숙이
새침한 이숙이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 재원이가 실속 없다고 하니
그 짝사랑은 빨리 끝내는 게 답이라고
맥주도 사고 소주도 사고 치킨도 사고 했는데 고갈비도 샀는데
1년이나 샀는데
둘이 결혼해서 잘 살아
언제 그랬냐니까
재원이가 외사랑에 마침표를 찍으려고
해지는 어스름 은행나무 벤치에서
푸르스름 얼굴이 보일 듯 안 보일 듯
이제 그만하려 해
힘들게 했다면 미안해
하지만 진심이었어
정말 피리어드 하나 남았는데
그 마침표가 얼마나 예뻤는지
그때 이숙이 마음이 움직였대
그래서 결혼해서 잘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