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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Jun 29. 2024

잠시 머무르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생각할수 있는 작은 책상 하나


뉴욕에서 스테이를 운영하는 부모님 집에 머무를때면 엄마가 큰방을 꼭 비워 주시는데

어떨땐  방이 꽉차서 부모님 방에 라쿠라쿠침대를 펴고 잔적이 있고 예약이 된 방을  피해 남는 방을 옮겨 다니며 머물기도 했었다.

  방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뷰가 다르고 방 생김새와 크기도 제각각인 만큼 각 방에서 지내다보면 느껴지는 감성도 다르다.

또 바쁜 엄마를 대신해 지금 계절에 어울릴만한 인테리어 소품을 추가하거나 덜어내며 조금더 예쁘게 방을 꾸며보는 것 또한 재미가 있다.


집에서 나올때 배낭 하나만 달랑 싸왔다.

어차피 내옷가지 몇개만 챙기고 나면 다른것들은 엄마집에 다 있으니까. 이번엔 방을 한번만 옮겼다. 총 두개의 방에서 머물게 되었다.


뉴욕에 처음 온날 머무른 2인실은

미국 시골집 소녀들의 방이 생각나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친구나 자매들, 엄마와 딸이  자주 예약을 한다.

차가 지나다니는  집 정면쪽으로 창이 나있어서

 차소리가 간간히 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며칠후 옮긴 방도 2~3인이 쓸수 있는 큰 방이다.

싱글침대 두개를 합쳐놓아서 굴러다니며 자도 될만큼 편하다. 창문밖은 조용한 뒷마당뷰. 나무들이 많이 자라 자연스레 옆집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 방에 머무는 손님들은 아침마다 창문으로

초록빛 출렁이는 나무들을 보며 설레는 뉴욕 여행을 시작 하겠지.

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밤엔 열린 창문으로 들리는 바람에  사락사락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곤한 잠에 빠져들것이다.




머무는 방 창가 자리가 아까워서

지하에 내려가 안쓰는 작고 낡은 테이블과

 오래된 스탠드를 찾아서 먼지를 훌훌 닦아내고

창가옆으로 가져다 놓았다.

있는 동안은 여기가 나만의 서재이다.


여행을 가던

출장을 가던

친정집에 머물게 되던

내 인생속 잠시 잠깐 머물게 되는

공간이라도 나에게 맞게 꾸미고 정리해 놓으면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낼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내가 머무르는 방에서 바라는건 크지 않다.

그저 눈이 시린 밝은 전체등 보단

어둑하면서도 아늑한 불빛의 노란 램프가 꼭 필요하고

그 램프를 놓을수 있는 작은 책상과 의자만 있으면 된다 .

그러면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도  삶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 하루를 돌아보고 책도 읽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잠시 머무는 이곳을 결코 대충 대하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곳을 임시로 머무는 곳, 금세 떠날 곳, 그러니까 원래의 삶에는 포함시키지 않을 곳이라고 여기지 않는 그들은 일상과 비 일상을 나누어 어느 한 쪽을 홀대하는 대신 지금 머무는 곳에서도 삶이 계속 이어진다는 걸 안다 .

               <평일도 인생이니까>, 김신지



엄마의 친구분께서 예쁜 카드와

거금의 용돈을 주셨다..!

어설프게 써나가는 내 브런치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는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용돈에다가 이렇게 귀여운 찻잔과 인형들도 챙겨주셨다.

이글을 보고 계시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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