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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선미 Aug 04. 2024

거기는, 여름

입술 콱 깨문 자목련 그늘을 벗어나면


여름이 도착해 있었다


서쪽 하늘이 내려앉은 골짜기는


도깨비불이 번득였고


안마당 화톳불 연기는


옥수수밭으로


매캐하게 번지고 있었는데


불 속에서 감자는 포실포실 익어가고


막걸리에 젖은 아버지 코 고는 소리에


멍석이 들썩거렸다


향나무 울타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던 풍뎅이를


한주먹 쓸어 쥔 아이


밤하늘 별도 가슴속 꿈도 한주먹 쓸어 담고 싶었을 테지



그 마당에 여름이 한창이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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