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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선미 Aug 06. 2024

금이 간 거울


화요는 붉었다

멀리 보이는 길이 흔들렸으니까

거울 속의 시선은 움직이는 빗금


어긋나고, 어긋나고, 어긋나고


동굴바닥에서 길어 올린 듯

묵직한 저음이 꼬리를 물고

빗나간 금 안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생각을 깨물지만

아무리 들어가도 닿지 않는 안쪽


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김치와 소면, 화요와 맥주, 수저와 젓가락, 플러스와 마이너스, 너 그리고 나,

더불어 합이 이루어지는 관계들에 금이 가고


빗금 바깥으로 바람이 분다

바람에 흔들리는 허상

파문이 일어난다


그날,

물수제비 뜨던 작은 돌 하나를 밀어내던 파문,


너였을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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