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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숨 May 28. 2024

프랑스 개발자 periode d'essai 사직

프랑스 정규직 개발자로 고용되면 4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가진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4개월간의 수습기간을 또 연장할 수 있다. 이럴 때 보통 수습기간 연장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걸 악용하려고 정규직이야기를 하면서 1~2년 수습기간으로만 고용하는 나쁜회사도 있다.


나는 처음 고용될 때 정규직 파트타임 개발자로 고용되었고 (지금 생각하니까 이상한데) 8개월후에 너희 학교에서 제공하는 인턴십이나 Alternance이야기를 다시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수습기간 3개월차쯤에 이야기를 나누어보자고 했고 나보고 수습기간을 연장하고 싶다고 했다. 수습기간 두번, 4개월 4개월. 이렇게 총 8개월이 지나면 처음 계약할 때 말했던 학교에서 인턴할 때가 된다. 나는 아예 나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생각이 없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짜피 나도 회사에서 오래일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별생각없이 알았다고 했다.


이전글에도 썼듯이 회사엔 정규직 풀타임 개발자가 한명도 없다. 전부다 인턴, Alternance, 파트타임 개발자인 나, 프리랜서 파트타임 등 이렇게만 있을뿐인다. 비슷비슷한 수준들로 개발해나가는게 맘에 안들었고 고용 계약은 풀스택인데 프론트앤드 업무만 주는게 마음에 안들었어서 수습기간 연장 계약을 파기하고 사직서를 냈다.


수습기간이 연장되었을 때, 직원은 48시간 안에만 회사를 관둔다고 말하면 되고 회사는 반대로 한달 노티스를 주어야 한다. 회사를 관둔다고 했을 때 나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다. 법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하더니 혼자 찾아봤는지 자기가 실수했고 나는 48시간 이내에 관둘 권리가 있다고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엄청나게 압박이 심한 사장밑에서 일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직원들은 커피 마시는 시간, 담배피는 시간도 눈치보느라 바빴다. 한국의 어떤 회사도, 어떤 알바도 이렇게 일 안한다. 다른 여직원에게는 너 체류증해결해줬다. 너한테 잘해줬는데 왜 일을 더 남아서 안하냐, 고함치기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 


어떤 백엔드개발자가 회사를 관둘 때, 나에게 인수인계를 해줬다. 인수인계 받으면서 코드읽고 있는데 API를 만들라고 하더니 나보고 능력이 없으니 이 업무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하루하고 반. 누가 입사한지 2주쯤 지나고 프론트앤드 개발만 하다가 갑자기 처음보는 백엔드 코드 보고 하루 반만에 API를 짜낼 수 있을까, 아마 시니어개발자라면 가능할질도. 무슨 라이브러리로 연동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다른 인턴들이 들어오자 API를 짜내기까지 그들에겐 한두달간의 기간을 주었다. 나는 이 상황들을 목격하면서 내게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장이 호통치는 상대는 정해져 있다. 여자들이다. 다른 남자개발자들도 사장이 여자들한테만 못되게 군다고 생각하니까. 뭐, 아무튼 일 관뒀고 돈 없지만 당분간은 그냥 발 뻗고 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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